한미일 통산 1000경기 등판 자축한 임창용

입력 2018-09-18 2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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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임창용이 18일 열린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한미일 통산 1000경기 출전을 달성한 뒤 관중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타이거즈 임창용(42)은 ‘살아있는 화석’에 견줄 만한 투수다. 한때 KBO리그 최강의 스토퍼로 맹위를 떨쳤고, 그 기세를 살려 늦은 나이임에도 일본무대(2008~2012년·야쿠르트 스왈로스)로 옮겨가 정상급 소방수로 활약했다.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메이저리그(2013년 시카고 컵스) 마운드에도 섰다.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시속 150㎞에 근접하는 직구를 던지고 있으니, 그가 언제쯤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을지는 여전한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오래도록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임창용의 가슴에는 자연스레 여러 통산기록이 훈장처럼 달리고 있다.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또 하나의 뜻 깊은 이정표를 세웠다. 두 차례(1999~2007년·2014~2015년)에 걸쳐 무려 11년 동안 몸담은 삼성을 상대로 한·미·일 통산 1000경기 등판을 달성했다. KBO리그 756경기, 일본프로야구 238경기, 메이저리그 6경기다.

임창용이 1회말 박해민~구자욱~이원석으로 이어진 삼성의 1~3번 타자를 탈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자 KIA 선수단은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안기며 대기록을 축하했다. 모처럼 환하게 웃은 그는 2회말을 마치면서 KBO리그 역대 20번째 1700이닝 투수로도 우뚝 섰다.

훈훈한 기운을 가슴에 품은 임창용은 매 이닝 역투를 거듭했다. 최고 구속도 148㎞를 찍었다. 2회와 3회 연거푸 1실점하고, 5회에는 구자욱에게 우월솔로홈런을 맞았지만 6회까지 99개의 공을 던지며 7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까지 기록했다. 7월 20일 KT 위즈전부터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뒤 두 번째 QS다. 시즌 성적은 선발 2승을 포함해 4승4패4세이브4홀드에 평균자책점 5.85. 삼성을 상대로는 올 시즌 두 차례 구원으로만 1승1세이브를 거두고 있었는데, 첫 선발등판에선 타선의 지원까지 등에 업고 가볍게 승리를 추가했다.

1000경기 등판에 나선 대선배를 돕기 위해서인지 KIA 타자들은 임창용이 마운드를 지킨 6회까지 일찌감치 10점을 뽑아줬다. 특히 0-1로 뒤진 3회에는 로저 버나디나가 1타점 동점 적시타, 안치홍이 좌월만루홈런(시즌 44호·역대 844호·개인 4호)을 각각 터트려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이 한방으로 안치홍은 1999년 홍현우(해태),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삼성)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시즌 100타점을 작성한 2루수가 됐다. 5위를 다투는 경쟁자와의 맞대결이라 ‘2승짜리’나 다름없는 경기를 치른 이날 KIA는 임창용의 관록투를 앞세워 기분 좋은 4연승을 달렸다.

대구|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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