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1선발’ 해커-헤일, 대전 하늘 수놓은 명품 투수전

입력 2018-10-19 2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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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맞붙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넥센 해커(왼쪽)-한화 헤일이 역투하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포스트시즌(PS)과 같은 단기전에서 기선제압의 중요성은 몇 번을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다. 활용 가능한 가장 강력한 카드를 1차전 선발로 내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도 그랬다. 에릭 해커와 데이비드 헤일의 명품투가 대전 하늘을 수놓았다. PS에 걸맞은 투수전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하기 충분했다.


● 이것이 관록미, 역시 준PO 강자 해커

해커는 NC 다이노스 시절인 2014시즌부터 5년 연속 PS 무대를 밟았다. 한국 무대에서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외국인투수다. 통산 준PO 3게임에서도 1승1패, 평균자책점 2.16(16.2이닝 4자책점)의 안정감을 뽐낸 터라 그만큼 기대가 컸다. 1회부터 시속 147㎞의 빠른 공을 앞세워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컷패스트볼(커터),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투심)의 움직임도 훌륭했다. 5.1이닝 동안 총 8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7개의 삼진을 곁들여 한화 타선을 1실점(비자책점)으로 틀어막았다. 3회부터 5회까진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하지 않은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자칫 대량실점하며 무너질 뻔했던 위기에서 벗어나자 이후 등판한 계투진도 덩달아 힘을 냈다.


● 1선발다웠던 헤일, 직구+체인지업 조화 일품

헤일도 해커에게 전혀 뒤지지 않았다. 4회 박병호에게 허용한 2점홈런을 제외하면, 투구 내용은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최고구속 151㎞의 빠른 공과 투심, 체인지업의 조합으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었고, 간간이 섞어 던진 슬라이더도 위력적이었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스윙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6이닝 동안 6안타(1홈런) 1볼넷 7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1선발로서 임무를 다했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뜻대로 게임이 풀리지 않으면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날은 경기 내내 침착함을 유지했다. “최소 5회, 길게 가주면 7회까지”를 바랐던 한화 한용덕 감독의 뜻을 읽은 것이다.


● 집중력에서 갈린 승부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면, 결국 승부를 가르는 요소는 타선의 집중력이다. 이날도 그랬다. 4회 박병호의 2점홈런과 7회 송성문의 적시타로 뽑아낸 3점을 끝까지 지켜낸 넥센이 3-2로 승리하며 1차전을 잡아냈다. 8안타 2볼넷 3득점으로 찬스를 완벽하게 살리진 못했지만, 필요할 때 선취점과 추가점이 나왔다. 약점으로 손꼽혔던 불펜의 분전(3.2이닝 1실점)도 한몫했다. 한화는 5회와 8회 두 차례 만루 기회를 놓치는 등 12안타 3볼넷을 얻고도 2득점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활발한 타격을 선보이고도 무려 13개의 잔루를 남긴 결과는 뼈아팠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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