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포수 이적’ 양의지, 박경완의 길 걸을 수 있을까

입력 2018-12-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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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9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양의지(31)의 최종 행선지는 NC 다이노스였다. 총액 125억원이라는 ‘잭팟’을 터트리며 역대 FA 금액 2위(포수 1위)로 공룡 군단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NC가 초대형 FA를 외부로부터 영입한 사례는 역대 단 두 번이다. 2016 FA 박석민을 당시 계약 총액 96억 원에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데려왔다. 이번 양의지의 영입을 합치면 둘에게만 투자한 금액이 무려 221억 원에 달한다.

과감한 투자는 늘 구단의 차기 시즌에 대한 메시지로 연결된다. NC가 초대형 FA를 영입한 2015년 말 ‘우승’이라는 대권 의지가 달려 있었다. 구단은 2014년과 2015년, 포스트시즌(PS) 연속 진출로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고, 여기에 방점을 찍기 위해 박석민을 영입했다.

이번 양의지 영입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NC는 2018년을 창단 이후 최악의 시즌(10위)으로 마무리했다. 2019시즌에는 신축 구장에서 새 출발을 하기에 전 시즌의 악령을 확실하게 떨쳐 내야 한다. 막강한 전력 구성은 필수인데, 창단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팀이기에 확실한 외부 자원으로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지다.

SK 박경완 수석코치. 스포츠동아DB


역사가 짧은 구단이 확실한 FA 포수 영입을 통해 대권을 잡은 사례는 있다. 바로 제 2의 도약을 위해 박경완(46·현 SK 수석코치)을 영입한 SK 와이번스다.

2000년에 창단한 SK는 2003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팀 개편을 단행했다. 조범현 감독이 2대 사령탑에 올랐고, 외부 FA 자원인 박경완을 현대 유니콘스로부터 19억 원에 데려왔다. 투자는 곧바로 좋은 성적으로 연결됐다. SK는 2003년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며 창단 첫 KS 무대에 올랐다. 당시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신생구단이나 다름없는 SK로서는 분명 놀라운 성과였다.

조금씩 기틀을 다지기 시작한 SK는 이후 차곡차곡 전력을 쌓아 결국 ‘대형사고’를 쳤다. 2007년 창단 첫 통합우승의 염원을 이뤄냈고, 이후 6년 연속 KS 무대에 올랐다. 이 중심에는 거의 항상 포수 박경완이 있었다. 박경완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은퇴 이후 SK 구단의 최초 ‘영구결번’(26번)으로 지정됐다.

양의지는 당시 박경완 앞에 달렸던 ‘리그 최고 포수’라는 수식어를 받고 있는 선수다. 이전 소속팀에서 우승을 맛 본 뒤 우승 역사가 전무한 팀으로 이적한 것까지 비슷하다. 결코 쉽지는 않다. 그러나 마주한 과정이 같다. 팀과 개인에게 최고의 FA 결과를 안기려면 박경완이 만든 길을 따라 가야 한다. 리그 최고의 포수가 짊어진 운명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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