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으로 떠나는 스프링캠프, LG 정주현의 책임감과 설렘

입력 2019-01-1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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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주현. 스포츠동아DB

만감이 교차한다. LG 트윈스 정주현(29)은 데뷔 후 주전의 입장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처음이다. 부담과 설렘이 공존하는 낯선 감정을 즐기며 부지런히 2019시즌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정주현은 호주 시드니 인근 블랙타운 야구장에 마련된 1차 스프링캠프지에 20일 선발대로 출발한다.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는 것이 3년 만이다. 2017년엔 수술을 받아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했고, 2018년엔 명단에 들지 못했다. 대신 2군 캠프에 갔다. 모처럼 돌아온 기회에 아내가 먼저 정주현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일찌감치 몸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정주현은 “정말 오랜만에 스프링캠프에 간다. 이를 알고 있는 아내가 먼저 선발대로 가라고 이야기를 해줬다”며 “주전으로서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는 건 처음이다.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다. 설렌다”며 웃었다.

주전 2루수를 꿰찬 정주현은 풀타임 소화를 위한 체력 보강이 비 시즌 주요 과제다. 새 주장 김현수의 도움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체격이 달라 함께 운동을 하지는 않지만, 자신에게 적합한 웨이트 종목과 자세에 관해 조언을 얻고 있다. 정주현은 “2018시즌 후반기에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다. 방심했을 때 실책이 나오는데, 체력이 떨어지니 집중력도 잃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웨이트 트레이닝에 흥미가 많이 생겼다. 단순히 힘만 기르는 것이 아니라 순발력과 순간 스피드를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현수 형이 가르쳐주는 대로 두 달 가까이 하다보니 몸이 좋아지는 걸 느끼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수비력 향상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이 유지현 수석 코치가 새 시즌 수비 코치를 겸하게 됐다. 덕분에 정주현은 유 수석에게 처음으로 수비 지도를 받았다. 정주현은 “일단 첫 번째가 수비다. 원래 가지고 있던 송구 트라우마도 극복했다”며 “유 코치님과 고치 마무리 캠프에서 함께 훈련을 했는데,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 주셨다”고 기뻐했다. 이어 “더블 플레이나 백핸드로 타구를 잡았을 때의 1루 송구가 미흡해 그 훈련만 집중적으로 했다”며 “실책을 10개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수비가 잘 되면 모두 유 코치님 덕분”이라고 미소 지었다.

주전 자리를 지켜야한다는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정주현은 “경쟁도 해봤고, 버림받은 적도 있다.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하거나, 대주자로 준비하기도 했다”며 “이제는 자리를 지켜야하는 입장이다.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고 털어놨다. 이제 4살이 된 아들 정유빈 군과 아내가 든든한 버팀목이다. 정주현은 “아이는 아직 야구를 모른다. 야구장에 자주 와 박수를 치는데, 그래서인지 집에서도 야구만 보면 박수를 친다”며 “아이가 커서 아빠가 야구 선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또 그 때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빠른 발을 지닌 정주현은 도루에도 남다른 열망을 품고 있다.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발휘해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태고 싶은 것이 그의 마음이다. 정주현은 “팀에서 발이 빠른 편이다. 출루율을 높이고 도루로 상대 팀을 흔들어야 한다”며 “풀타임을 뛰면서 30도루를 하고 싶다.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이 가을 무대에 올랐을 때도 엔트리에 들어본 적이 없다. 새 시즌엔 4강에 들어 우승까지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그래서 더욱 간절하다”는 정주현은 따뜻한 봄과 함께 막을 올릴 개막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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