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총액 25억보다 값진 박용택의 ‘원 클럽 맨’ 명예

입력 2019-01-20 2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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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용택이 LG와 계약 기간 2년 총액 2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박용택(39)이 마침내 도장을 찍었다.

장고 끝에 2019년 새해 첫 프리에이전트(FA) 계약자가 됐다. LG는 20일 “박용택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25억원(계약금 8억, 연봉 8억, 옵션 1억)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협상 시작과 함께 계약 기간에 합의를 마쳤던 박용택은 차명석 단장과 수차례 협상 테이블을 차린 끝에 계약금에 관한 의견차를 좁혔다. 두 차례 식사 자리를 가졌고, 온전히 계약을 위해서만 세 번을 만났다. 박용택은 마지막까지도 프렌차이즈 스타로 예우한 구단을 존중하면서 가족과 세부 내용을 상의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고,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계약을 마쳤다. 차명석 단장은 “FA계약을 잘 마무리해서 기쁘다. 박용택에게 고맙다”며 “박용택은 팀 프랜차이즈 레전드 스타다. 앞으로도 계속 예우와 존중을 해주고싶다”고 말했다.

박용택의 잔류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LG를 상징하는 줄무늬 유니폼을 벗을 생각이 없었던 까닭이다. 2002년 데뷔한 그는 LG에서만 17시즌을 뛰었다. 통산 2,075경기에 출장해 KBO 통산 최다 안타 1위(2,384개)를 달성하는 등 업적도 화려하다. 통산 타율 0.309에 210홈런 308도루 1,135타점 등을 장식한 그의 야구 인생은 LG 없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계약을 마친 박용택도 “FA 계약을 체결해서 기쁘다. LG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박용택은 영원한 LG맨이 됐다. 2년 뒤 은퇴를 결정한 터라 통산 3,000안타 달성이라는 개인적 목표를 이룰 순 없게 됐지만, 중요한 숙제가 하나 있다. 스스로도 선수 생활의 오랜 꿈이자 목표로 밝히는 팀 우승이다. LG는 1990·1994년 한국시리즈서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로 별을 추가하지 못했다. 커리어 최초 ‘우승 반지’를 얻으면 원 클럽 맨이자 ‘레전드’라는 칭호를 단 박용택 스스로도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

차 단장은 “용택이는 늘 제 역할을 잘 해준다. 지금처럼만 해줬으면 좋겠다”며 “앞에서는 주장인 (김)현수가 이끌어 줄 것이다. 그 뒤에서 베테랑으로서 잘 도와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온전히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20일 계약을 체결한 박용택은 곧장 선발대로 스프링캠프에 출발한다. 구단의 ‘대우’에 따른 베테랑의 보답은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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