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리포트] ‘박찬호 초빙·1루수 변신’ 홍원기 코치, 의미 있는 1인3역

입력 2019-02-2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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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 변신!’ 홍원기 키움 수비코치(왼쪽)는 청백전 때마다 1루수로 변신한다. 여기에 절친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10년째 캠프에 초청하는 프런트 역할도 그의 몫이다. 1인3역의 홍 코치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바쁘다, 바빠!”

키움 히어로즈의 자체 청백전이 열린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스포츠컴플렉스, 박병호와 이정후, 김하성 등 주축 타자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원정팀 1루수가 눈에 띄었다. 주인공은 홍원기(46) 수비코치였다.

홍 코치는 청백전 때마다 1루수로 나선다. 캠프 전지훈련에서 포지션 플레이어 한 명이 비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대개 선수출신 현장 스태프가 나서거나, 코치, 투수들이 잠시 아르바이트를 뛰기도 한다. 홍 코치는 기꺼이 1루수 변신을 자원했다. 그는 “선수로 돌아간 기분도 들고, 자원하길 잘한 것 같다. 내야수와 호흡을 직접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몸에 무리가 될까 걱정했는데 쌩쌩하다”며 밝게 웃었다.

겸업은 수비코치와 1루수가 끝이 아니다. 홍 코치는 프런트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키움 캠프지로 초빙한 것이다. 박찬호는 키움의 1차 캠프지인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를 14일과 16일 방문했다. 이는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현역으로 뛰던 2009년, 히어로즈의 캠프지를 찾았다. 유니폼은 벗었지만 키움과 인연은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투수들의 불펜피칭을 지켜보며 ‘원포인트 레슨’을 아끼지 않았다. 안우진, 김선기 등 젊은 투수들은 그의 말을 일일이 메모했다.

박찬호의 섭외는 홍원기 코치의 몫이었다. 공주 중동초~공주중~공주고 내내 동문수학한 ‘절친’ 홍 코치는 “밥을 두 번 사주니까 와주더라”고 농담한 뒤 “2009년 당시 (박)찬호에게 부탁했다. 선수 시절이었지만 본인의 훈련을 마친 뒤 히어로즈 캠프로 와줬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왕복 2시간 거리임에도 와달라고 했다. 찬호도 KBO리그를 걱정하고 있다. 흔쾌히 수락해줬다”고 밝혔다.

레전드와 만나는 것은 젊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홍 코치도 “같은 말이라도 찬호처럼 전설적인 선수 입을 통해 나온다면 무게감이 달라진다”며 “기계적으로 훈련하는 것보다 찬호의 말 한마디가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본업인 코치 역할 역시 만점이다. 홍 코치는 “지난해 여러 가지 풍파 속에서도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줬다. 올해는 부상을 조심했으면 좋겠다. 그라운드 위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결국 안 다쳐야 한다”는 당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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