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스토리] 3700㎞ 날아온 NC 버틀러 부모, “아들 적응? 걱정마세요”

입력 2019-02-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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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에디 버틀러(가운데)의 든든한 후원자는 가족이다. 어머니 모니카(왼쪽)와 아버지 팀은 3700㎞ 거리를 날아왔다. 버틀러의 등판을 보기 위해 한국에도 방문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NC 다이노스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3700㎞를 날아왔다. ‘새 외국인 선수’ 에디 버틀러(28·NC 다이노스)의 든든한 후원자는 부모 팀(56)과 모니카(54)다.

대서양과 맞닿은 미국 동부의 끝자락 버지니아주와 KBO리그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서부 끝 애리조나주는 약 2300마일(3700㎞) 떨어져 있다. 서울에서 부산을 네 번 왕복하고 다시 한 번 더 갈 수 있는 거리다. 비행기로 이동하면 미국 국내선임에도 8시간 이상 걸린다.

팀과 모니카는 7일(한국시간), 지난해까지 아무런 연고가 없던 애리조나를 찾았다. 아들인 에디가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투산의 레이드파크가 목적지였다. 이들은 7일부터 매일 아침마다 캠프지를 찾는다. 아들의 투구는 물론 다른 NC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본다. 아들의 직장 동료들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20일에는 차로 15분 거리의 KT 훈련지인 키노 스포츠 컴플렉스까지 찾았다. 에디는 등판하지 않았지만 NC를 응원하며 경기를 즐겼다.

버지니아로 돌아가기 전 스포츠동아와 만난 팀과 모니카는 “에디와 NC 선수들의 훈련을 직접 보고 싶었다. 아들이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도 스프링캠프는 꼬박꼬박 참관했다”며 “비행기만 7시간 이상 탔지만 한국보다는 가깝지 않나. 아들을 만날 생각에 힘든 줄 몰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들 부부는 동네에서 소문난 야구광이다.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묻자 “우리는 야구 속에서 산다(We live in baseball)”라고 자랑할 정도다. 자연히 에디가 야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에디는 2012년 콜로라도 로키스에 1차지명되며 ‘꽃길’을 걷는 듯했자. 2014년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지난해까지 5년간 79경기(39선발)에 등판해 12승22패, 평균자책점 5.80에 그쳤다. 미국에서 자리잡지 못한 그는 결국 KBO리그행을 선택했다.

팀과 모니카는 아들의 선택에 응원을 보냈다. 팀은 “야구를 넘어 인생 전체에서 쉽게 배울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많은 것을 얻고 왔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어 “아들은 한국에, KBO리그에 잘 적응할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상대를 존중하라고 가르쳤는데, 그대로 잘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들이 등판할 KBO리그 중계를 미국에서 볼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 이들의 현재 가장 큰 고민이다.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에 직접 방문해 아들을 응원할 계획이다. 에디는 “부모님이 가장 큰 후원자다. 가족의 응원은 늘 힘이 된다”며 부모의 무한한 사랑에 답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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