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 끝’ 양의지가 말하는 양의지 효과는?

입력 2019-03-15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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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양의지 효과?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양의지는 12~13일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모두 선발출장했다.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12일은 포수로, 13일은 지명타자로 나섰다. 두 경기 성적은 5타수 2안타, 1타점. 물론 현 시점에서 이 기록은 큰 의미가 없지만 NC 팬들은 한국에서 치른 첫 공식전을 소화한 양의지의 모습만으로 환호했다.

13일 경기를 앞두고 이동욱 감독에게 ‘양의지 효과’를 물었다. 스프링캠프와 전날(12일) 한 차례 시범경기만 소화한 시점이었지만 이 감독은 빙긋 웃으며 “좋은 포수” 네 글자로 답했다. 이어 “더 설명할 게 없다. 가까이서 지켜보니 왜 좋은 선수인지 알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양)의지에게 의지한다”는 너스레를 떨었던 이 감독은 양의지의 가치에 이미 흠뻑 빠진 모양새였다.

NC의 젊은 투수들 역시 “의지 형에게 확실히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상징적인 장면 하나. 12일 롯데와 시범경기 1차전에 선발등판한 구창모는 3이닝 6피안타(2홈런) 3볼넷 6실점(5자책)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의지와 뭔가를 실험 중인 듯했다. 큰 걱정하지 않는다”고 그를 감쌌다. 양의지에게 실험 내용을 묻자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지만 레퍼토리에 대한 것이었다. 정규시즌에는 시도하지 않을 볼 배합을 경기 내내 꾸준히 활용했다. 창모와 나 모두 장단점을 파악하는 기회였다. 시즌 때는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뒤 13년간 한 유니폼만 입어왔지만 새 팀 적응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양의지 역시 “적응은 이미 끝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미 창원에 새 집을 구해 완벽한 NC맨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외야수 권희동은 “지난해까지 타석에서만 인사하던 선배였다. NC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각을 잔뜩 잡고 인사했지만 지금은 좀 편해졌다. ‘양 사장님’이라고 모시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라커룸에서의 적응만큼 중요한 것은 그라운드 위의 모습이다. 양의지는 “솔직히 주위에서 ‘양의지 효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다”라고 고개를 저은 뒤 “몸값에 어울리게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한다. 타석에서도, 안방에서도 좋은 선수라는 말을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의지는 인터뷰 말미 ‘메이저리그급 홈구장’ 창원NC파크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소년처럼 웃으며 “아직 완공되기 전인데도 직접 봤을 때 깜짝 놀랐다. 빨리 새 구장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듯했던 ‘린의지’였지만 어느새 가슴의 다이노스 로고가 어색하지 않다. 남은 과제는 그라운드 위에서도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뿐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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