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1.4%, 이정후의 특별한 능력

입력 2019-04-16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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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뿐 아니라 국가대표 주전 리드오프로 꼽히는 이정후(21)는 올 시즌 초반 타격 슬럼프로 마음고생을 했다. 키움 코칭스태프는 지난해와 비교해 타격 때 머리가 앞으로 쏠려 팔 스윙이 늦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자신의 타격 영상을 수차례 돌려보며 스윙자세를 교정했다.

슬럼프는 길지 않았다. 2할 초반에 머물렀던 타율은 15일 현재 2할5푼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12~14일 한화 이글스와 고척 홈 3연전에서 시즌 1호 홈런과 1호 3루타를 터트리며 완전히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고 있다.

스윙 동작 교정도 슬럼프 탈출에 큰 역할을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비결은 리그 최정상급 콘택트 능력에 있었다.

15일까지 이정후의 헛스윙 비율(PS)은 1.4%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시즌 초 타격 타이밍이 늦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도 좀처럼 헛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이유가 데이터로 확인된다. 투수가 던진 공에 100번 스윙을 했다면 이 중 98.6개의 공에 배트를 맞춘 셈이다. 그만큼 타격이 정확하다.

규정 타석 이상을 소화한 리그 66명의 타자 중 PS비율이 1%대인 것은 이정후가 유일하다. 4% 이하는 이정후를 포함해 단 3명뿐이다. 열 번 스윙하면 1번 이상은 헛스윙을 하는 10% 이상은 20명이다. 그만큼 이정후는 리그에서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스윙을 갖고 있다.

타자의 슬럼프는 미세한 타격 자세의 변화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더 길어지면 심리적인 측면에서 조급해지고 헛스윙 비율이 치솟는다. 이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더 안 좋은 타격 자세로 변화가 시작되면 모든 지표가 급격히 하락한다.

그러나 이정후는 정교한 타격으로 슬럼프에 깊이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타격 자세의 미세한 조정만으로 곧장 장타를 터트릴 수 있는 힘에는 이 같은 특별한 능력이 뒷받침됐다.

PS비율이 낮은 만큼 삼진 비율도 낮다. 타석당 삼진은 0.08개로 리그 5번째로 낮다. 이정후는 만 19세였던 2017년 데뷔시즌부터 주전 라인업에서 활약해왔다. 타격지표도 전 분야에서 꾸준히 상승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초반 본인 스스로는 많은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유연하고 안정적인 타격 폼과 빠른 스윙 스피드를 통한 정확한 타격이 있었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었다. 뛰어난 재능이자 특별한 능력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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