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도 특급’ KT 강백호, 어머니와 어릴적 약속 지켰다

입력 2019-04-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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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강백호의 효심은 실력 못지않은 ‘으뜸’이다. 강백호가 자신의 계약금과 연봉으로 최근 수원KT위즈파크 인근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을 어머니에게 선물로 안겼다는 훈훈한 소식이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확인됐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약속을 프로 데뷔 단 2년 만에 지킨 슈퍼 루키의 특급 효심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식이 전해진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손가락 하트를 그리고 있는 강백호. 수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실력뿐 아니라 효심도 특급이다. 강백호(20·KT 위즈)가 어머니에게 ‘통 큰 선물’을 건넨 것으로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됐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KT위즈파크 인근에 커피전문점을 선물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건넨 다짐을 지켰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강백호의 어머니 정연주 씨(56)는 지난 2월 KT위즈파크 맞은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인수했다. 이는 ‘외동아들’ 강백호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 강백호는 KT 입단 당시 받은 계약금(4억5000만 원)을 전부 부모님에게 드렸다. 역대 야수 2위의 액수였기 때문에 큰 돈이었다. 여기에 지난해 연봉(2700만 원)은 물론 올해 훌쩍 인상된 연봉(1억2000만 원)까지 전부 부모님께 입금된다. 강백호는 매달 용돈을 받아쓴다.

강백호가 어머니에게 카페 인수를 해 드린 데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맞벌이 부부였던 강백호의 부모님은 늦둥이였던 아들을 두고 매일 출근했다. 아버지는 치킨집, 어머니는 미용실에서 일을 하며 아들을 뒷바라지했다. 야구를 막 시작했을 때 강백호는 동기들의 집을 찾은 뒤 정 씨에게 “오늘 친구 집에 갔는데 엄마가 집에서 밥을 해줬다”고 신기해했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아들을 향한 미안함에 가슴이 미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백호는 학창 시절 내내 “프로에서 성공해 돈을 많이 벌어 엄마 아빠가 고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어엿한 프로선수가 돼 KT는 물론 한국야구 전체의 미래로 꼽히게 된 지금 그 다짐을 지킨 것이다.

강백호의 뜻에 따라 어머니 정연주 씨가 인수해 운영 중인 수원KT위즈파크 인근의 한 카페. 강백호의 유니폼이 걸려 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카페 내부는 강백호와 KT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어머니를 향한 팀 후배의 애틋한 마음에 감동한 박경수, 황재균, 장성우, 멜 로하스 주니어 등 선배들이 자신의 유니폼을 쾌척했다. 야구장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이기 때문에 이전부터 팬들의 발걸음이 잦았지만, 강백호 어머니가 사장이라는 소식이 팬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이용객은 훌쩍 늘었다.

어머니 정 씨는 25일 “백호는 어릴 때부터 주위에 많이 베풀었다. 동료들에게 장비를 나눠주느라 정작 본인이 경기에 나설 장비가 없던 적이 여러 번”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최근에도 동기 고명성을 집에 초대해 신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백호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힘들게 산삼을 구해주셨다. 아버지도 치킨집 옆에 그물을 쳐 매일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부모님께 받은 것을 갚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압도적 성적을 거두며 신인 관련 각종 홈런 기록을 깼던 강백호는 올해 2년차 징크스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활약 중이다. 홈경기 후 팬들에게 가장 늦게까지 사인을 해주고 퇴근하는 것도 강백호다. 그가 KT 팬들의 사랑을 받는 건 단지 그라운드 안에서의 모습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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