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QS 페이스’ 다시 도래하는 선발의 시대

입력 2019-05-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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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올 시즌 타고투저가 저물어가며 선발투수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20일까지 전체 235경기 중 선발투수의 7이닝 이상 투구 2자책점 이하인 퀄리트스타트+는 100차례나 나왔다. LG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 이영하(왼쪽부터)가 새로운 선발투수 시대의 주인공이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하던 선발투수들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선발투수의 시대’가 다시금 도래할 조짐이다.

20일까지 KBO리그는 235경기를 치렀다. 팀당 47경기 안팎을 치르며 리그 전체 일정 3분의1 가까이 소화했다. 어느 정도 판도 예측이 가능한 상황.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비율이 눈에 띈다. QS의 기준인 6이닝 3실점을 기록할 경우 투수의 평균자책점은 4.50이다. 리그 ‘에이스’급으로 분류하기 쉽진 않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투수라는 의미다.

올해 QS는 207차례 나왔다. 이를 팀당 144경기 전체로 환산하면 634개 페이스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7년의 578개인데 이를 가뿐히 뛰어넘을 수준이다. ‘선발 왕국’ 두산 베어스(30QS)가 레이스를 주도하는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가 나란히 25QS를 기록 중이다. KT는 지난해 기록한 59QS의 절반 가까이를 벌써 달성한 셈이다.

물론 아직 시즌 3분의 2가 남아있어 섣부른 예측은 힘들다. 시즌 초반 흐름을 주도하는 투수들은 갈수록 체력 저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때 타자들이 치고 올라오며 타고투저의 양상이 펼쳐진게 최근 수년의 흐름이었다. 때문에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 효과도 시즌 초 성적만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23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QS는 208개로 올해보다 하나 많았다.

주목할 점은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투구)다. QS+ 개수는 곧 그 투수의 강력함을 상징한다. 올해 QS+는 정확히 100개가 나왔다. 전체 QS의 48.3%가 QS+였던 것이다. 지난해 235경기 시점의 78QS+와 비교하면 차이는 선명하다.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 원투펀치가 확실한 LG 트윈스와 두산이 14QS+로 이 부문 공동 선두다. QS 기록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선발투수의 시대’는 QS+가 증명하고 있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과 더불어 100만 달러 상한에도 수준급 외인을 영입한 구단들의 안목이 돋보이고 있다. 수도권 A구단 단장은 “예나 지금이나 야구는 선발 싸움이다. 하지만 올해는 선발의 힘이 더욱 중요하다. 타선은 어느 팀이나 만만하지 않다. 어느 정도 평준화가 됐다는 의미다. 결국 선발투수 준비를 잘한 팀이 웃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다른 수도권 B구단 투수코치는 “5선발은 물론 6~7선발 자원까지 준비한 팀이 많다. 장기 레이스에서는 이러한 안목이 중요하다”며 “감히 올해는 선발투수의 시즌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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