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흥민, “위기에서 더 강한 대한민국…신명나는 월드컵을 향해”

입력 2018-05-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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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하는 축구대표팀이 23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 기성용이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한민국 축구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018러시아월드컵 개막이 임박했지만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않는다. 희망보다는 절망과 자조가 더욱 많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스웨덴~멕시코~독일과 대회 조별리그 F조에서 16강을 다툰다. 세계적인 강호들과 ‘죽음의 조’에서 힘겨운 사투를 펼쳐야 한다. 일각에서는 “3전 전패가 뻔하다”며 일찌감치 냉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결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의 힘은 더 빠지고 있다. 가뜩이나 핵심 자원들의 부상 이탈로 골머리를 앓는 대표팀이다. 그렇지만 싸워보지도 않은 채 물러서는 건 옳지 않다. 또 한 번의 원정 16강 위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우선이다.


한국축구를 이끌어온 두 기둥, 기성용(29·스완지시티)과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의지와 열망은 몹시도 강렬하다. 23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둘은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레이스, 첫 번째 풀 트레이닝이기에 더욱 특별한 순간이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하는 축구대표팀이 23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 손흥민이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주장 기성용은 “너무 많은 부상자들이 나왔다. 동료들이 이탈할 때마다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부담도 크다”는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2008년 9월 A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통산 99경기로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 가입이 임박했다. 변수가 없는 한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릴 북중미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대기록(통산 14번째)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차범근(24세)~김호곤(26)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어린 나이로 얻는 영광이다.


“벌써 10년이 흘렀다. 센추리클럽은 어떠한 커리어보다 훨씬 큰 의미로 남을 것 같다”던 기성용은 “이 곳(파주NFC)에 남은 모두가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 우리가 최약체로 분류되나 축구는 아무도 모른다”고 반란을 예고했다.


축구는 이변의 스포츠다. 100% 준비됐더라도 꼬이고, 준비는 부족한데 결과를 챙기는 사례도 많다. 월드컵이 그렇다. 특히 그동안 위기에서 강한 저력을 발휘한 한국축구다. 손흥민의 생각 역시 주장과 같다. “(많은 부상자로) 분위기가 침체된 건 사실이지만 팀이 먼저다. 모두가 뭉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둘은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경험했다. 다만 기성용은 사상 첫 원정 16강(2010년 남아공대회)이라는 달콤함과 4년 전 브라질에서의 좌절을 모두 맛봤고, 손흥민은 브라질에서 쓰라린 기억만을 안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당연히 조심스럽다. “월드컵이 생각처럼, 또 말처럼 쉬운 무대가 아니다”며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그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베테랑부터 새내기까지 한뜻으로 끈끈해져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곁들여져야 한다. ‘We, the Reds’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는 온 국민의 응원이다.


기성용은 “우리가 아시아 최종예선 탈락 위기에 놓였을 때 많은 분들이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장면을 잊지 못한다. 희망과 기대를 품고 성원해 달라”고 했다. 손흥민도 “선수들의 힘으로만 잘할 수 없다. 철저히 준비해 열심히 응원해주실 분들이 신명나게 웃을 수 있는 환경을 열어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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