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세대교체가 왜 필요한지 증명된 월드컵

입력 2018-07-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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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축구대표팀 킬리안 음바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푸릇한 청춘들의 향연이었다. 젊은 피들이 러시아를 뒤흔들었다.


1998년 자국대회에 이어 20년 만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프랑스는 러시아 여정에 참여한 32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어린 팀이다. 평균연령 26세. 가장 젊은(25.9세) 선수단을 꾸린 나이지리아와도 별반 차이가 없다.


이번 월드컵에서 4골을 기록하는 등 가장 번뜩이는 활약을 펼쳐 영 플레이어상(기존 신인상)을 수상한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의 나이는 만 19세. 대회 기간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등 유럽 최강 클럽들이 몸값 1억 유로(약 1320억원)를 책정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엄청난 성장속도를 보여준 음바페는 나이로 보나 기량으로 보나 2년 뒤 유럽선수권, 다가올 2022카타르월드컵이 더욱 기대되는 자원이다. 물론 젊은 피가 활력을 불어넣은 건 프랑스가 유일하지 않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해리 케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비록 4위에 머물렀으나 ‘축구종가’의 자존심을 모처럼 지킨 잉글랜드도 황금세대를 확실히 키워냈다는 평가다. 프랑스와 함께 평균연령 26세를 찍어 눈길을 끌었다. 6골을 몰아치면서 대회 득점왕에 오른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은 만 24세. 페널티킥(PK)으로 3골을 뽑아 영양가가 없다는 혹평도 있으나 최고 수준의 스트라이커임에는 틀림없다.


잉글랜드에 끊임없는 고민을 안긴 포지션인 골키퍼도 특급 스타가 탄생했다. 조던 픽포드(24·에버턴)다. 승부차기 킥을 막고, 안정된 몸놀림으로 젊은 ‘삼(3)사자 군단’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평균연령 27.6세의 벨기에도 황금세대가 대단한 영예를 일궜다. 벨기에축구협회 차원에서 공들여 성장시킨 영건들은 조국에 역대 최고성적인 3위를 안겼다. 4년 전 브라질대회에서 8강을 거친 붉은 전사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해졌다. 실력에 관록과 경험이 더해지자 무서울 것이 없었다. 케빈 데 브라위너(27·맨체스터시티)~에당 아자르(27·첼시)~로멜루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티보 쿠르투아(26·첼시) 등 20대 중반 베테랑들은 러시아에서 맹위를 떨쳤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던 픽포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반면 남미 양대 산맥인 브라질(28.6세)과 아르헨티나(29.2세)는 30대 노장들로 경험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0년 남아공대회를 평정한 뒤 브라질에서 망신을 경험한 ‘무적함대’ 스페인도 절치부심했으나 세대교체에 실패한 케이스다. 묵직한 평균연령 28.5세로는 젊은 상대국들의 패기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왜 각국 대표팀에 꾸준한 세대교체가 필요한지, 신선한 젊은 피를 어째서 수혈해야 하는지 명확한 결과로 증명한 러시아월드컵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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