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나비 “섹시 부담에 노출 의상 의식적 거부”

입력 2018-07-07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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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②] 나비 “섹시 부담에 노출 의상 의식적 거부”

가수 나비는 과거 실연의 아픔을 소재로 한 발라드를 주로 불러왔다. 그럼에도 예능에서 보여준 털털함을 넘어 화끈한 입담으로 소위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키워드가 나비를 늘 따라다녔다. 발라드 가수에겐 굉장히 이질적일 수 밖에 없는 ‘섹시’라는 단어가 나비와 함께 붙어 있었다. 꽤 높은 수위의 화보를 자랑하는 한 남성 매거진의 표지 모델이 되어 ‘완판’ 신화를 쓴 것도 이를 증명한다.

이에 대해 나비는 “섹시라는 키워드가 분명히 득이 된 것도 있지만 내게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며 속내를 밝혔다.

“무대 위에서 서는 사람은 분명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섹시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섹스어필’이 되는 부분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전 앞으로도 섹시하고 싶긴 하지만 가수 나비로서는 음악적인 부분이나 가창력 이 조명 받지 못해 속상하죠.”

그의 말처럼 나비는 앞서 언급한 표지 모델이 된 이후 가창력보다 섹시함이 우선적으로 부각됐다. 후회할 만한 선택은 아니었지만 가수로서 가창력보다 몸매가 주목받게 되는 상황을 결코 반길만한 것은 아니었다.

“제 이름을 검색하면 하나 같이 그런 사진들이 나오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그 때 몸매나 이런 것들보다 음악으로 먼저 인식을 시켜드렸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때부터 무대 위에서 노출 있는 의상을 의식적으로 안 입었어요. 스타일리스트가 조금이라도 가슴이 파이거나 노출 있는 옷을 가지고 오면 거부하곤 했죠.”


그런 가운데 나비는 한 때 굉장한 슬럼프에 빠졌다. 그 시기에 대해 나비는 “가수가 하기 싫었던 시기”라는 한 마디로 표현했다.

“악성댓글 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시기가 있었어요. 제 스스로 성격이 밝고 활달해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고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가수도 하고 싶지 않고 유학을 가버릴까도 생각했어요. 왜 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 심한 말을 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웠어요. 저 사람도 날 안 좋게 볼거야라는 마음 때문에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상처는 조금씩 무뎌졌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더 좋은 사람을 만나 극복되는 법이다.

“그런 부정적인 시기가 1~2년 정도 돼요. 그런데 지금은 좋은 스태프들도 만나 도움을 받으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이렇게 데뷔 10년 동안 다채로운 풍파를 만나 깎이고 치이며 한 명의 가수가 된 나비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가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른 것만으로 타인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에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돈도 벌죠. 그런 면에서 가수는 분명히 좋은 일이지만 여기까지 도달하는 게 절대 쉽지 않아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해요.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 나 상처를 받게 되도 스스로 컨트롤을 잘해야죠. 어릴 때부터 이런 멘탈적인 부분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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