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지금은 남은 무대 고민뿐…‘끝’이라고 말하긴 이르죠”

입력 2018-11-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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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워너원이 19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에 위치한 콘래드 서울 호텔 5층 파크볼룸에서 열린 첫 번째 정규 앨범 ‘1¹¹=1(POWER OF DESTIN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라이관린, 옹성우, 박지훈, 이대휘, 배진영, 강다니엘, 윤지성, 하성운, 김재환, 박우진, 황민현.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2월31일 활동만료 앞두고 새 앨범
화려한 순간의 끝자락 아련함 표현
벅찬 행복 맛보게 해준 팬들께 감사
1년에 한 번씩 모여서 여행가자 약속


어느새 ‘끝’이 다가왔다.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를 외치며 ‘누나들의 마음’을 훔친 열한 명의 소년(라이관린·옹성우·박지훈·이대휘·배진영·강다니엘·윤지성·하성운·김재환·박우진·황민현)을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이 다음 달 31일 활동 만료 시점을 앞두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지금 이 시점에도 열한 명의 향후 활동 방향은 시원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각 멤버의 원 소속사와 그룹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스윙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제작한 CJ E&M 측이 활동 연장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멤버들조차 처음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19일 발표한 새 앨범에 흐르는 전체적인 메시지는 “마지막”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과도 같다.

워너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새 앨범 발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1년 6개월 동안 보냈던 ‘황금기’를 되돌아봤다. 이번 앨범은 ‘1¹¹=1 파워 오브 데스티니’(POWER OF DESTINY)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시작부터 지금까지 워너원의 모든 과정은 결국 ‘운명’이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로 함께했던 너(워너블)와 나(워너원)였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를 그리워하게 될 운명에 놓인 우리들”이라는 설명을 통해 활동 시한이 정해져 있는 프로젝트 그룹의 운명을 빗댄 것이다.


-활동이 끝나간다.

“멤버들끼리 아직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앨범 활동에만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 조심스럽다.”


-활동을 연장하고 싶은지, 예정대로 시한이 다가오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지 궁금하다.

“싱글이나 미니음반이 아니라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 위해 정신없이 준비했다. 그 와중에 월드투어도 진행했다. 활동 연장에 대해 말하기도, 그렇다고 ‘끝’이라고 말하기도 이른 감이 있다. 이번 활동이 끝나면 향후에 이야기해볼 것 같다.”


-그룹 활동을 마라톤에 비유하면 단숨에 완주했다. 완주를 앞두고 있는 기분은 어떤가.

“‘시원하냐’, ‘섭섭하냐’를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시원섭섭한 것 같다. 표현하기 어렵다. 좋기도 하면서도 슬프다. 복잡한 감정이 든다.”


-지금까지 펼친 활동이 다양하지만 그래도 경험하지 못한 무대가 있다면.

“정말 많은 도전을 해왔다. 어떤 무대건 할 때마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아쉬운 것이 없었다. 너무나 행복하게 무대를 했고, 팬들이 벅찬 행복을 맛보게 해주셨다. 감사한 마음 뿐이다. 앞으로 무대를 얼마나 더 멋있게 할 것인지가 가장 고민이다.”


-하성운은 수록곡 ‘불꽃놀이’의 작사와 작곡을, 박우진은 ‘어웨이크’의 랩 가사를 쓰며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어떤 의미로든 워너원의 앨범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우리의 소중한 시간들을 해준 함께 해준 워너블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고 싶었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화려한 순간들의 끝자락에 있는 아련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룹 워너원. 사진제공|스윙엔터테인먼트


-이번 활동 목표가 있다면.

“아마 단기간에 이루지 못할 목표일 것 같다. 많은 분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싶다.”


-팬들에게는 어떤 그룹으로 남고 싶은가.

“많은 분들이 우리에게 ‘청춘’이란 이야기를 해준다. 청춘이라는 단어와 뜻이 굉장히 좋았다. 먼 훗날 워너원을 떠올리며 ‘참 좋은 청춘들이었다’고 기억해주면 좋겠다.”


-앨범 발표 전 잡음이 있었다. 타이틀곡이 유출됐고, 티저 영상은 뮤지컬 ‘헤드윅’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어디서 유출됐는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과정을 해결하고 있다. 표절 시비와 관련해서도 많은 분들의 관점과 의견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고 걱정을 끼쳐드려서 죄송하다. 마음이 무겁다.”


-워너원은 막강한 팬덤을 자랑하면서 가요계를 넘어 대중문화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멤버들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워너블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 잘 드러난 것 같다. 엄청난 선배님들과 함께 현장에서 좋은 무대를 하고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평범한 연습생으로 시작해 톱스타 반열에 순식간에 올랐다.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꿈만 같다. 혼란, 행복, 괴리감 등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때마다 팬들을 보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우리를 믿고 사랑해준 팬들 덕분에 지속적으로 성장했던 것 같다. 멤버들끼리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서로에 대해 몰랐던 부분이나 힘들었던 점 등을 보듬어줬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많은 일들을 팬들과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었으면 한다.”


-멤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예전에 활동이 끝나는 시점이 오면 1년에 한번쯤 무조건 만나 여행을 가자고 했다. 시간이 안 되면 하루 정도 시간을 빼서 만나자고 했다. 팬들에게는 항상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동안 많이 배려도 해주고 맞춰주고 끝까지 함께 달려와서 대견하다. 그리고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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