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종으로 살펴본 2019시즌 류현진, MLB 첫해와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입력 2019-07-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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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은 2019시즌을 기점으로 완벽한 팔색조로 거듭났다. MLB 데뷔 첫해인 2013시즌과 견줘 최고구속은 감소했지만,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과 변화구의 완성도를 앞세워 상대 타자를 제압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2패, 평균자책점 1.76의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고, 평균자책점을 비롯해 승률(0.846), 이닝당 출루허용(WHIP·0.935), 9이닝당 볼넷(1.0개), 삼진(112개)/볼넷(14개) 비율(8.0)은 MLB 전체 1위다. 어깨 수술 이후 구속은 조금 감소했지만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커터), 커브 등 변화구의 완성도를 높여 팔색조로 거듭난 결과다. 기존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은 여전히 건재하고 커터와 커브의 위력도 엄청나게 배가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모든 변화구를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

류현진은 애초 강속구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MLB 데뷔 첫해인 2013시즌부터 어깨를 다치기 전까진 시속 150㎞대 초중반의 공을 어렵지 않게 던졌다. 완급조절을 하다가 위기 상황에서 전력투구하며 이닝을 끝내는 모습은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과거와 견줘 패스트볼(포심·투심) 구사 비율도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성기’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30경기에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한 2013시즌과 견줘 류현진의 투구 패턴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MLB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에 따르면, 류현진의 데뷔 첫해 구종은 패스트볼(54.2%)과 슬라이더(13.9%), 커브(9.5%), 체인지업(22.3%)의 4개였다. 지금은 슬라이더를 거의 던지지 않는 대신 커터의 비중을 크게 늘렸고, 커브의 구사 빈도 또한 증가했다. 올 시즌 기준으로 패스트볼 구사 빈도는 41.8%로 데뷔 첫해와 견줘 12.4% 하락했고, 커터( 19.3%)와 체인지업(27.1%), 커브(11.7%)를 주로 활용한다. 어깨 수술 후 복귀한 2016시즌(1경기)에도 슬라이더의 비중이 11.8%였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확 줄였다. 이제는 통산 구종별 구사 비율도 2017시즌부터 던지기 시작한 커터(9.7%)가 슬라이더(8.6%)보다 높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힘에 의존하는 피칭을 했다면, 지금은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히 커졌다. 여기에 완벽에 가까운 제구를 자랑한다. 굳이 힘으로만 승부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팬그래프에 따르면, 2013시즌에는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90.3마일(시속 145.3㎞)이었는데, 올해는 90.5마일(시속 145.6㎞)로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변화구 구사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덕분에 패스트볼의 구속을 어느 정도만 유지해도 충분히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최고구속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구속이 과거와 견줘 상승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MBC스포츠+ 정민철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과거에는 타고난 힘에 의존해 던지는 경향이 있었다”면서도 “수술 이후에는 몸을 사리는 기간이 있는데, 올해는 건강에 대한 걱정이 없다. 그러다 보니 팔스윙에도 걸림돌이 없다. 김용일 트레이닝코치와 함께 근력 훈련을 열심히 한 것도 꾸준히 구속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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