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선발, 임시선발 지워낸 ‘대기선발’ 김진영의 역투

입력 2019-08-22 2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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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는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시즌 13번째 맞대결을 치렀다. 양 팀은 선발투수로 각각 장민재와 김주한을 내세웠는데, 사연이 있다. 장민재는 ‘표적선발’에 가까웠고, 김주한은 ‘임시선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포크볼러 장민재는 6승1패, 평균자책점(ERA) 4.04로 승승장구하던 5월까지와 달리 6월 이후로는 승리 없이 6연패에 빠져있던 상태. 전반기 막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뒤로 하락세가 심화됐다. 당초 2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 나서려던 등판 일정도 바뀌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피로누적을 이유로 들었다. 최소 한 차례 선발로테이션에서 빼줄 듯했다. 실제로 20일 삼성전을 마친 뒤 이튿날 선발로 장민재 대신 생소한 이름의 김진영을 예고했다.

그러나 21일 삼성전 우천취소 직후 22일 SK전 선발로 발표된 투수는 장민재였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 2경기에서 모두 패전을 떠안았지만 ERA는 3.55로 준수했던 장민재의 등판일을 단지 하루 미뤘을 뿐이다. SK를 겨냥한 표적선발로 해석할 수 있다.


언더핸드 김주한은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오른 발목을 다친 앙헬 산체스를 대신해 시즌 처음 선발로 나섰다. 2017년 5월 5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839일만의 선발등판. 올 시즌 보직은 롱릴리프였다. 이 때문에 경기 전 염경엽 SK 감독은 “50구 이내에서 교체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초반부터 난타전이 불가피해 보였다. 예상과 어긋나지 않아 장민재는 1.2이닝 6안타 3실점, 김주한은 1.1이닝 4안타 3실점으로 나란히 무너졌다. 승패를 떠나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이었다.

웃음을 지은 투수는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김진영. 우천취소로 시즌 첫 1군 등판과 선발 기회가 허무하게 날아간 다음날 롱릴리프로 등판해 4이닝 3안타 4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조만간 선발 기회를 주겠다”던 한 감독의 말대로라면 김진영의 신분은 ‘대기선발’, ‘예비선발’이다. 최고 시속 140㎞ 안팎의 구속을 능가하는 두둑한 배짱을 갖춘 새 얼굴의 등장이다.

인천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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