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김영민 “‘구해줘2’ 날 구해준 작품, 차기작도 될지어다”

입력 2019-07-15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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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구해줘2’ 날 구해준 작품, 차기작도 될 지어다”

섬뜩한 반전이다. 말간 얼굴에 드러난 추악한 진실. 사랑으로 포장하지만, 목회자로서의 도덕성을 저버린 진실은 인간의 이중성을 단면으로 보여준다. 지난달 27일 종영된 OCN 수목 오리지널 ‘구해줘2’(극본 서주연 연출 이권 이승훈) 속 성철우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런 성철우라는 인물을 오롯이 연기한 김영민은 ‘구해줘2’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극 중 서사가 그려질수록 작품 성적도 덩달아 높아졌다. 후반으로 갈수록 탄력받은 ‘구해줘2’는 자체 최고시청률 3.56%(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로 막을 내렸다.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뿌듯해요. 시작은 미미했지만, 끝으로 갈수록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해 줬어요.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아요. 사실 시청률이 신경 쓰였어요. 뭐랄까요. 응원 같은 힘이 있어요. 시청률이 안 나오면 더 잘하려고 해요. 그렇지만 혼자 한다고 되진 않더라고요. 그런데 시청률이 오르면 달라요. 그래프를 보면서 많이 좋아해 준다는 위안을 받아요. 종방연 때 배우들은 그런 눈빛이었고요. 극은 무겁지만, 배우로서는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쁩니다.”

소름 끼치는 성철우는 온데간데없고, ‘수다쟁이 아저씨’로 돌아온 김영민은 ‘구해줘2’에 대한 할 이야기가 많다. 엔딩부터 캐릭터에 대한 애정까지 ‘구해줘2’에 대한 추억이 가득하다.

“엔딩은 정말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밝게 끝나길 바랐는데, 오히려 아픔과 상처를 간직한 월추리 사람들을 담담하게 그려낸 이야기가 보다 더 현실적이었어요. 그 씁쓸함이 좋았어요. 성철우 엔딩도 좋았어요.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인 욕망에 사로잡혔지만, 말미에 ‘이제 모든 걸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하면서 돈과 함께 불로 뛰어드는 장면이 굉장히 기억에 만족스러워요.”

성철우의 최후를 웃으며 말하지만, 그를 연기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특히 ‘구해줘1’에서 사이비교주 백정기로 열연한 조성하의 존재감은 김영민이 분명 풀어야 할 숙제. 김영민은 “작품을 끌어가는 조성하 선배의 연기는 완벽하다. 다만, ‘구해줘2’, ‘구해줘1’과 다른 이야기다. 조성하 선배 연기를 참고하려고 했으나, 캐릭터 결이 다르더라. 다행히 조성하 선배가 내 연기를 보고 ‘좋다’고 연락해줬다. 정말 뿌듯했다”며 웃었다.

또한, 스스로 감정 연기에 복선을 깔아뒀다고. 김영민은 “본격 사이비 스릴러라는 작품에 맞게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초반에는 감정을 숨기기보단 의뭉스러운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인 상황이 보이지 않더라도 마음속에 디테일한 감정선을 가지고 가려고 애썼다”고 이야기했다.

방언 연기 역시 인상적이었다. “유튜브를 많이 찾아봤어요. 직접 현장에서 보기 힘드니까요. 작품 특성상 교회를 찾아가면 무례한 것 같고요. 우현 선배와 천호진 선배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신학과 출신인 우현 선배가 아무 말이나 막 하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욕은 하지 말래요. (웃음) 저도 모르게 욕도 나오더라고요. 그것만 조심한 채 연기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계속되는 악역은 분명 배우에게 부담이다. 악역으로 갇힌 이미지는 배우로서도 한계가 올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김영민은 “찾아주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저라는 배우를 찾아주는 게 고마워요.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배우로서 다른 캐릭터도 해보고 싶긴 해요. 밝고 사랑스러운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아는 동생이 그러더라고요. ‘형 이제 물 들어왔다’고. 이 물이 계속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2001년 영화 ‘수취인불명’을 통해 데뷔한 김영민은 뒤늦게 포텐이 터진 케이스다. 지난해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로 주목받기 시작해 이번 ‘구해줘2’까지 차곡차곡 존재감 쌓아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그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나의 아저씨’는 드라마와 인연이 없던 제게 그 인연을 만들어준 작품이라면, ‘구해줘2’는 저를 구해준 작품이에요. 시청자들이 ‘구해줘2’ 작품의 진지함에 대해 고민 많이 해주신 것 같아, 덕분에 성철우라는 인물도 주목받았어요. 너무 감사해요. 다음 작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큰 응원이 있으니 차기작도 잘 이어갈 수 있을 거로 믿어요. 될지어다! (웃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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