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더 단단해질 것”… 히딩크의 ‘힐링 메시지’

입력 2014-07-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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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월드컵 실패 위로…“내겐 소중한 제자”

홍명보(45)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큰 아픔을 맛봤다. 축구계 안팎에선 온갖 비난과 비판이 쏟아졌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와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쾌거의 주역이었지만, 브라질월드컵 3경기 만에 ‘영웅’에서 ‘역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모두가 그를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휴식을 취해온 홍 전 감독에게 위안을 준 이는 이방인이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인 드림필드 12호(서울 덕성여대) 개장과 K리그 올스타전 참가를 위해 방한 중인 거스 히딩크(68·네덜란드·사진) 감독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 3위에 오른 자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다시 잡은 히딩크 감독과 홍 전 감독은 22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차 한 잔을 나누며 장시간 이야기꽃을 피웠다. 홍 전 감독은 못다 한 월드컵 이야기, 재신임에서 사퇴로 번복된 일련의 과정 등을 히딩크 감독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은 2002년의 영광을 함께 만들고,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감독과 어시스턴트 코치로 호흡을 맞추기도 한 홍 전 감독에게 따스한 말을 건넸다.

“그간 너는 한국축구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솔직히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순 없지만, 누가 뭐라 해도 내게 있어 넌 가장 소중한 제자다. 아프지만 더 단단해지기 위한 한 번의 시련일 뿐, 계속 앞을 가로막을 장애물은 아니다.”

25일 K리그 올스타전에서 ‘팀 박지성’의 사령탑을 맡는 히딩크 감독은 옛 제자에게 벤치에 함께 앉자고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홍 전 감독이 고사해 실제로 성사될 순 없게 됐지만, 내일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히딩크 감독과의 대화는 홍 전 감독의 가슴 속 생채기를 어루만진 ‘힐링캠프’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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