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또 어깨 부상…쫓기는 다저스 어쩌나

입력 2014-09-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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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동아닷컴DB

13일 왼쪽 어깨 통증 호소 1회 조기 강판
18일 등판 불투명…매팅리 감독도 “곤혹”
내일 정밀검사 결과 따라 복귀 시점 결정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또 다시 부상을 당했다. 올 시즌 처음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4월말과 마찬가지로 왼쪽 어깨에 이상이 생겼다. 13일(한국시간)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1이닝 4실점으로 시즌 7번째 패배를 당한 류현진은 경기 후 “마운드에 오르기 전부터 왼쪽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다. 이미 한 차례 경험했던 부상이라 큰 문제없이 조만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희망과는 달리 이대로 정규 시즌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류현진은 16일 LA로 돌아와 팀 주치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MRI 등 정밀검사를 받기로 했다. 그 결과를 받아보면 이번 시즌 행보가 결정될 것이다.


● 샌프란시스코 참사

라이벌 자이언츠와의 주말 3연전 중 첫 번째 경기에 선발로 출격한 류현진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1회말 9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2루타 2개를 포함해 5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무려 4점이나 빼앗겼다. 제구도 좋지 않았고, 주무기인 빠른 직구도 전혀 위력이 없었다. 상대 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삼진으로 처리할 때 던진 시속 92마일(148km)이 최고 구속이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90마일(145km) 이하에 그쳤다. 이전 등판에서 7회에도 95마일(153km)짜리 강속구를 뿌려대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류현진이 1회부터 무너지자 다저스는 0-9로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범가너는 7회까지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18번째 승리(9패)를 따내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선두로 도약했다.


● 타이밍이 좋지 않다

다저스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돈 매팅리 감독은 “팀 내 최고 투수 중의 하나인 류현진이 어깨를 다쳐 곤혹스럽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MLB.com은 “류현진의 다음 등판 예정일인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루키 카를로스 프라이스가 류현진 대신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16경기에서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빅3’를 11경기에 투입시키려던 매팅리 감독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최근 4선발 댄 해런이 호투를 이어가고 있지만 류현진이 정상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커쇼와 그레인키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구 2위로 따라붙고 있는 자이언츠의 기세가 거세기 때문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다행히 다저스는 14일 경기에서 그레인키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팀 타선이 폭발해 17-0 대승을 거뒀다. 다저스는 무려 24안타를 몰아치며 이번 시즌 팀 최다안타와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 샌프란시스코와의 승차도 2게임으로 벌렸다.

● 류현진의 복귀 시점은?

과연 류현진은 언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매우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는 정밀검진 결과가 나온다면 올 시즌 세 번째로 부상자 명단에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9월 들어 엔트리가 확대돼 무려 16명의 투수가 다저스 로스터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나마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한 차례 등판을 건너뛰고 마운드에 복귀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23일 홈경기가 유력한데 상대는 공교롭게도 자이언츠다. 올 시즌 두 번이나 조기 강판의 굴욕을 안겨줬던 터라 더욱 투지를 불태울 수 있는 상대다. 만약 자이언츠와 게임차가 크게 벌어진다면 정규시즌을 접고 포스트시즌에 대비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여유가 없다.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것과 와일드카드로 밀려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류현진의 복귀 시점에 다저스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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