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물든 게이샤’ 장치·효과 제로 베드신 5분…숨 막히는 긴장감

입력 2015-05-04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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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벚꽃 물든 게이샤’의 에로티시즘이 돋보이는 명장면이 공개됐다.

‘벚꽃 물든 게이샤’는 에도 시대, 유곽지대에서 태어나 오로지 남자들에게 몸을 맡기며 살아 온 기녀 아사기리(아다치 유미)의 애절한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파격 멜로 영화. 아사기리는 몸이 뜨거워질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벚꽃 모양의 상처로 요시와라 유곽지대에서 제일 유명한 기녀. 그와 하룻밤을 지내며 몸에 피는 꽃을 보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일찍 요시와라를 찾아야 할 정도.

극중 아사기리는 “이런 꽃이라도 괜찮으시다면 얼마든지 피워 보여 드리죠”라고 응수하며 뇌쇄적인 눈빛을 던진다. 여기에 “더욱더 활짝 피워주세요” 라는 아사기리의 한마디는 손님들의 성적 호기심에 불을 지피며 에로틱한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끈다.

하지만 그의 상처가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어린 시절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계약이 종료되면서 머지않아 이 곳을 떠나야 하지만 설렘보다는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함이 앞서는 그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제일 먼저 사로잡는 것은 영화 속 배경이 된 에도 시대와 요시와라 기녀들의 화려한 복장이다. 지난해 영화가 공개 된 후 “에도 시대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영화 미술이 돋보였다”는 관계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최대 유곽지대였던 요시와라를 배경으로 화려한 기녀들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의상과 머리, 화장 등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인공 아사기리는 요시와라 기녀들 중에서도 최고의 지위라 할 수 있는 ‘오이란’이었다. ‘오이란’은 일반 서민을 상대하는 하급의 기녀들과는 달리 계급이 높은 남자들을 상대했으며, 의상과 머리 등 맵시를 꾸며주는 별도 하인을 거느리는 고급 기녀였다.

영화 속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기방 행렬’이다. ‘기방 행렬’은 유곽에서 손님을 맞으러 나가는 행렬로 최고의 기녀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행사 중 하나. 강렬한 색채와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의상과 3족 게다(일본 나막신)를 신고 느린 걸음을 걷는 모습은 에도 시대 고급 기녀들의 고혹적인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돋보이게 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아사기리는 자신도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고백하고, 한지로는 그녀를 위해 기방 행렬에 필요한 옷과 게다를 준비한다.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아사기리의 기방 행렬은 화려함과 우아함을 뛰어 넘은 진한 감동을 선사하며 ‘벚꽃 물든 게이샤’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베드신 또한 명장면 중 하나다. 남자들에게 아무리 몸을 맡겨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던 아사기리는 지역 축제에서 만난 한지로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한지로 역시 기녀였던 자신의 누나를 떠올리며 아사기리를 마음에 품기 시작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상황은 점점 더 비극적으로 흘러가고, 기어코 한지로는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아사기리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 온 한지로. 두 사람의 마지막 뜨거웠던 베드신은 그래서 더욱 인상적이다. 이 장면은 베드신이 이어지는 동안 그 어떤 효과나 장치 없이 연출됐다. 서로의 몸에 의지하여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5분 여의 시간은 관객들에게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느낌을 준다.

영화 ‘벚꽃 물든 게이샤’는 5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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