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크게 될 놈’ 김해숙·손호준, 특별하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리뷰)

입력 2019-04-18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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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무비] ‘크게 될 놈’ 김해숙·손호준, 특별하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리뷰)

영화 ‘크게 될 놈’은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풀어냈다. 하지만 ‘모성(母性)’이 주는 감동은 시대가 변해도 유효하다.

‘크게 될 놈’은 헛된 기대만 품고 살아온 끝에 사형수가 된 아들 기강(손호준)과 그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생애 처음 글을 배우는 까막눈 엄니 순옥(김해숙)의 이야기를 그린다.

‘크게 될 놈’은 장차 성공할 인물 정도의 관용적 표현이다. 섬마을 이장(동방우 분)이 던진 ‘크게 될 놈’이라는 말은 기강에게 출세하고 싶은 욕망을 심어준다. 하지만 서울로 온 기강은 좀도둑 맛을 보더니 범죄에까지 가담, 강도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는다.


이에 영화의 제목은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철없는 아들이 어머니의 사랑으로 개과천선한다’ 정도로 풀이된다. 세상이 아들을 파렴치한이라고 욕해도 엄마 순옥은 “나는 아들과 공범이다”라며 아들의 편을 들고, 자식을 살리기 위해 한글까지 배워 탄원서를 제출한다. 아들은 교도소에 들어가서야 처음으로 어머니를 생각하고 “보고 싶다”며 편지를 쓴다. 또 어머니가 서툴게 적은 편지를 보면서 오열한다. ‘왜 나는 진작 어머니의 마음을 알지 못했을까’

뻔한 내용이지만 눈물샘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부모라면 공감할만한 감정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김해숙 역시 “실제 나의 어머니가 많이 생각나는 영화였다. 막상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 내가 놓친 부분이 보이더라. 영화에 등장하는 마지막 편지가 마치 나의 친모가 하늘나라에서 나에게 쓴 편지같았다”라고 말했다.


배우 김해숙과 손호준은 신파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KBS 주말드라마를 통해 형성된 ‘국민엄마’ 이미지는 전연령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믿고 보는 김해숙표 콘텐츠다. 이번에는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어머니 캐릭터에 변주를 줬다. 덮어놓고 오열하기보다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강해져야했던 엄니의 절제된 눈물에서 연기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손호준은 예능과 드라마에 맹활약하지만 여전히 소비될 것이 남아있는 배우다. 전매특허인 전라도 사투리 구사는 물론, 본업인 연기를 할 때 큰 존재감을 발현한다.

‘크게 될 놈’은 18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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