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20년史#1000회…‘개그콘서트’, 위기→미래 반등 기회 될까(종합)

입력 2019-05-13 11:5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현장] #20년史#1000회…‘개그콘서트’, 위기→미래 반등 기회 될까(종합)

1999년 시작된 ‘개그콘서트’가 20년의 세월을 거쳐 1000회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현재 ‘위기’에 직면했다고 이야기되는 ‘개그콘서트’가 1000회를 기점으로 다시 한 번 일요일 저녁에 웃음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는 부분.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누리공 쿠킹스튜디오에서는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1000회 기자간담회에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개그맨 전유성, 김미화, 김대희, 유민상, 강유미, 신봉선, 송중근, 정명훈, 박영진 그리고 원종재PD, 박형근PD가 참석했다.


이날 원종재 PD는 “1000회라면 20년을 끌어온 거다. 영광이다. 나는 11번째 녹화가 1000회가 됐다. 부담스럽기도 하다. 초창기 멤버인 전유성, 김미화 선배님도 와주시고, 다 같이 참여해서 감사드린다”며 “‘개콘’을 거쳐 간 멤버들이 녹화에 참여해줘서 고맙다. 1000회도 재밌게 만들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 달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박형근 PD는 “‘개콘’의 역사에 무임승차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만큼 1000회를 잘 준비해서 잘 마무리하고 그 이후도 ‘개콘’이 다시 잘 남을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장 ‘개그콘서트’와 오랫동안 함께 했던 전유성, 김미화, 김대희는 1000회를 맞이한 소감을 전했다. 전유성은 “처음에는 200회 정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500회, 1000회까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때는 헛소리가 아닌가 생각했다. 1000회까지는 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 1000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미화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다 사랑하지만 20년 동안 줄곧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이 있었나. 이렇게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건,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열심히 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쁘게 엄마처럼 생각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대희는 “나의 동기와도 같은 존재이지 않나 싶다. 막내였었는데, 이렇게 1000회를 함께 한다는 게 누구보다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원종재 PD는 이번 1000회 무대에 대해 “기존의 무대를 정리하게 될 것 같다. 1000회 동안, 1500개 이상의 코너가 있었다. 어떤 코너를 넣을까보다는, 어떤 코너를 뺄까 생각했다. 코너는 모두 18개다. 과거 레전드 코너, 지금 코너들도 있다. 1000회는 특별히 KBS홀에서 할 예정이다. 방송이지만 객석에 와주신 90만명의 관객들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방송 위주로 다 끊어서 녹화를 하는데, 이번에는 공연처럼 중단 없이 이어가려고 구성하고 있다”라고 기대를 높였다.

또 앞으로 ‘개콘’의 미래에 대해서는 “‘개콘’ 계속 노력 하고 있었다.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이야기 드리고 있다. 성과가 보이지 않아서 답답하고 있다. 여전히 ‘개콘’은 새로운 도전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미화는 ‘개그콘서트’의 시작에 대해 “‘개콘’은 한 신인의 커피잔에서 탄생됐다. 나도 신인 때 무대가 주어진다면 펄펄 날고 싶은 꿈이 있었다. 20년 전에는 코미디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지 못했다. 신인들이 커피 심부름 이후에 돌아가는 등을 보면서, 저런 신인들에게 무대를 만들어주는 좋은 선배가 되면 앞으로 폼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때는 컬투가 삼총사 시절이었다. 컬투가 밖에서 공연을 했는데, 그걸 보면서 방송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유성은 현재 ‘개콘’의 상황에 대해 “대학로에서 검증이 된 코너를 방송으로 했다. 이제는 검증이 필요 없이 방송에서 결정을 하는 것들이, 나태해지고 식상한 감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도 초심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싶다. 시청자들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없어져야 하고, 재밌다고 생각하면 오래 가야한다”라고 선배로서의 조언을 덧붙이기도 했다.

원종재 PD는 ‘개콘’의 현상황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언급했다. 원 PD는 “‘개콘’이 보지 못한 방식의 코미디여서 새로웠었다. 프로그램을 20년 끌어왔다는 건 새롭지 않다는 이야기도 맞다. 그 세월 속에 한 주 한 주 ‘개콘’ 녹화 과정이 쉽지 않다. 일주일 내내 무대 올릴 걸 고민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시간에 쫓긴다. 지금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과거에 너무 사랑 받아서 지금의 ‘개콘’이 상대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건 사실이다. 다양한 방법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게 늘 제작진의 고민이다. 어떻게든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이라는 모토로 20년을 끌어왔는데, 유지하기가 힘들다. 힘든 과정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봉선 역시 현재 ‘개콘’의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개그맨들이 열심히 해야 한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도 공개석상에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우리가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입장이라 조심스럽다. 유민상 오빠가 이야기하다보면, ‘이런 걸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근데 그런 것을 공중파에 녹이는 작업이 아직까지 찾고 있지만 어떻게 잘 할까 연구 중이다. 나는 중간에 ‘개콘’을 지켜준 사람들과 다르게 나갔다 왔다. 내가 있을 때 시청률 잘 나올 때만 생각하고 왔는데, 내가 있을 때보다 제약이 너무 많다. 그래서 10년 전이지만 그때 내가 했던 코너를 지금 무대에 못 올린다. 그렇지만 다시 복귀하면서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이 상황에서 녹화를 마치고 좁은 사무실에 앉아있다. 가끔 나도 뛰쳐나가고 싶다. 후배들이 대단하고 기특하다. 나름 새로운 문화와 ‘개콘’에 어울리게 하기 위해 계속 생각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이 자리에 나오셔서 관심을 주시는 것만큼, 내놓을 수 있는 코너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원종재 PD는 ‘개콘’의 개그소재에 대해 “가학성, 외모 비하 등이 주류를 이었다. 최근 ‘개콘’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요즘 개그맨은 얼굴이 못 생긴 게 메리트가 없다. 솔직히 예전에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주던 분들에게 미안하다. 그 분들은 몸이 재산인데, 그 친구들로 코너를 짜서 올리면 지금은 비난의 대상이 된다. 비난 때문에 코너를 끌고 갈 수 없어서 시도를 하지 않는다. ‘개콘’이 오래 되고, 사회적으로 세상이 변하면서 예전의 코미디 소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세상의 변화다. 우리는 그냥 재밌어하고 보는 건데, 누군가에게 상처라면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늘 그런 비난과 싸워왔다. 그것 때문에 더 힘들어진 건 사실이다. 우리도 유튜브나 다른 것처럼 자극적인 소재를 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런 것들을 개그소재로 삼지 않겠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대희는 김준호를 언급했다. 김대희는 “1999년도 당시 김미화 선배님이 36살이셨다. 근데 지금 내가 46살이다. 20년이라는 세월이 정말 순식간에 흘러갔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1000회가 그 누구보다 정말 감회가 새롭다. 개콘 1000회 역사를 놓고 빼고 이야기할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랑 1회부터 시작을 함께 하면서 10회 정도 됐을 때 둘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우리의 목표는 ’개콘‘ 1000회까지라고 약속했다”고 운을 뗐다.

또 그는 “그때 말도 안 된다고 웃었다. 근데 그게 현실로 다가왔다. 최다 출연인 그 사람이 정작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무대를 나와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그 누구보다 아쉽다”며 “그 사람을 두둔하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인간적으로 아쉽다. 어제 만났는데 출연이 안 되니 방청석이라도 구경하면 안 되냐고 하기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 7월18일 개그콘서트 파일럿 프로그램 ‘일요일 밤의 열기’로 시작, 그해 9월4일부터 정규 방송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15분 방송되고 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