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전에 없던 드라마”…‘닥터탐정’ 전문의 작가X‘그알’ PD 사회고발극 (종합)

입력 2019-07-16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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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전에 없던 드라마”…‘닥터탐정’ 전문의 작가X‘그알’ PD 사회고발극 (종합)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작가가 집필하고 ‘그것이 알고싶다’ 출신 PD가 연출하는 SBS ‘닥터탐정’. 제작진 구성만으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 ‘닥터탐정’이 첫 방을 하루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다.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수목드라마 ‘닥터탐정’ 제작발표회. 이날 행사에는 ‘닥터탐정’의 박진희 봉태규 이기우 박지영 이영진 류현경이 참석했다.

‘닥터탐정’은 (극본 송윤희/연출 박준우)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작품이다. 산업 재해, 직업병 등을 소재로 풀어나가는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

주요 인물들은 거물급 재벌계와 그들의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의료계로 나뉜다. 먼저 박진희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도중은으로 타이틀롤을 맡았다. TL그룹의 며느리였지만 이혼당한 후 사랑하는 딸 서린이 마저 빼앗긴 아픔을 지닌 인물. 미확인질환센터에 합류하면서 ‘닥터탐정’으로 활약해나간다. 봉태규는 천부적 감각의 닥터 이단아로 UDC 수석연구원 허민기를 연기한다. 지난해 드라마 ‘리턴’의 김학범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캐릭터.

악역을 맡은 이기우는 TL그룹의 후계자 최태영 역으로 박진희와 극 중 이혼한 부부로 얽히고설킨 관계를 그린다. 박지영은 미확진질환센터장 공일순을, 류현경은 TL의료원 병리과 레지던트이자 최태영의 여동생 최민을, 그리고 이영진은 UDC 간호실장 변정호를 연기한다.

배우들이 ‘닥터탐정’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사회적 문제와 이슈를 드라마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는 것에 있었다. 박진희는 “20대 때 환경에 관심이 많았고 관공서들과 치열하게 부딪히며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그 열정이 사그라질 때쯤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런데 아이를 통해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면서 “그 때 ‘닥터탐정’을 만났다. 감정과 관심이 상충되면서 연기에 대한 에너지가 더 발현되더라”고 고백했다. 그는 “스스로도 외유내강에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래서 이 캐릭터에 더 끌렸다. 연기하면서 점점 더 확신이 든다. 시청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모든 배우들과 연출진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봉태규도 “소재가 신선했고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며 “편집본을 보고 느꼈는데 정말 좋더라.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 싶더라. 시청자들도 처음 접하는 드라마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기우는 “관심 많았던 소재에 대한 드라마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 PD님이 연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궁금해졌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함께 풀어나가기엔 껄끄럽고 미안한 주제지만 드라마의 형식으로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고, 단순히 악한 역할이 아니라 복합적인 인물이라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한 번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하는 그는 “악역이 내 몸에 딱 맞는 느낌이 없어서 오히려 더 재밌는 것 같다. 내 스스로가 불편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때 연기가 잘 되는 것 같다. 그 느낌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고 한다. 실제 생활 속 이기우와의 괴리감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고도 전했다.

박지영은 “배우들은 새로운 역할, 다양한 역할을 맡고 싶은 소망이 있지 않나. 다른 역할이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류현경은 “재벌가 딸 역할은 처음이어서 너무 욕심났다. 감독님이 연기에 대한 내 갈증을 아시더라. 다른 캐릭터와는 다르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고백했다.

이영진은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키워드가 ‘노동자’ ‘갑질’ ‘인권’인데 나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주체적인 여성 역할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닥터탐정’이 전하는 바가 우리가 해야 할 이야기지 않을까 싶었다.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만큼 ‘닥터탐정’이 구미를 끄는 관전 포인트는 제작진의 조합.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송윤희 작가와 ‘그것이 알고싶다’를 연출한 박준우 PD가 만난 작품이기 때문.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욱 사실적인 사회고발극을 기대케 한다.

시사교양 PD가 메가폰을 잡은 드라마 ‘닥터탐정’의 현장은 어떨까. 출연진에게 기존 드라마 연출자들의 차이점을 물었다. 이에 박지영은 “PD들의 차이보다는 사람의 차이인 것 같다. 박준우 PD는 합리적이다. ‘모든 현장의 왕은 스태프’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더라. 하루는 무더위 때문에 스태프들이 힘들다고 2시간 30분을 쉬었다 촬영했다. 이렇게 따뜻한 인간이 있나 싶었다”며 “현장에서 얼굴 찌푸리는 사람이 없다. 이제까지 해온 성정이 현장에 고스란히 녹아드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보는 눈도 다른 것 같다”며 “실사 다큐멘터리 장면이 곳곳에 들어가 있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전개될 것 같다. 보기에 신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진희는 촬영의 ‘정석’보다는 현장의 ‘에너지’를 중요시하는 부분을 언급했다. 그는 “연출적으로 배우들이 연기에 집중할 때 보통 정바스트를 잡으려고 하는데 우리 감독님은 이야기가 확실하고 배우의 에너지가 좋다면 굳이 정바스트가 나오지 않아도 ‘OK’하시더라. 나는 그것이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출의 힘이 있는 감독님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믿음이 굳건해지고 있다”고 신뢰감을 전했다.

봉태규는 “날 것의 느낌이 강하다. 장르물의 익숙한 흐름이 있는데 ‘닥터탐정’은 그 전에 볼 수 없었던 앵글이 많이 보이더라. 우리 감독님은 가짜가 아니라 얼마만큼 진짜로 보여질 수 있을지에 집중하신다. 약간의 NG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그런 게 더 리얼하다고 생각하시더라. 독특한 색깔을 가진 드라마가 탄생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기우는 “사건 위주의 사실적인 드라마로 흘러갈까봐 염려하는 분들도 있는데 의외로 디테일하고 치밀하시다. 배우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도 현장에서 잘 잡아주시더라. 작가를 오랜 시간 해온 분이 아니라 진짜 의사인 분이 글을 쓰셔서 드라마로 옮기기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을 때 배우들과 연출진이 고쳐나갈 수 있는 여지도 있는 분이다. 덕분에 배우로서 현장에서 일하기 수월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류현경은 “감독님이 열의가 있으시다. 대본의 디테일을 많이 살려주시고 재밌는 환경을 만들어주신다”고 고마워했다. 이영진 또한 “좋은 분이고 열정적인 분이다. 어느 배우도 감독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지 않더라. 믿으면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의 출신 송윤희 작가가 쓴 극본도 언급됐다. 봉태규는 “디테일이 다르다. 의사 역할을 맡았는데 특수한 전문직이라 신경 써야 할 것이 정말 많다. 그런데 대본의 디테일이 굉장히 좋아서 어색하지 않더라. 작가님 본인이 직업으로 삼고 있는 것을 대본에 녹여냈고 정확하게 전달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취재만 해서 극본을 쓴 것과는 차이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진도 “전문 직업을 연기하기 쉽지 않아서 ‘이게 맞나’ ‘틀린 건 아닐까’ 조심스럽게 연기하기 나름인데 ‘닥터탐정’에서는 대본 덕분에 의심 없이 연기할 수 있다.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에 없던 새로운 그림을 보여줄 ‘닥터탐정’은 ‘절대그이’ 후속으로 17일(내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스포츠동아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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