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리뷰] ‘엑시트’ 조정석X임윤아, 알짜 케미로 이룬 탈출 게임

입력 2019-07-25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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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무비리뷰] ‘엑시트’ 조정석X임윤아, 알짜 케미로 이룬 탈출 게임

영화 ‘엑시트’는 방 탈출 게임의 확장판, 건물 탈출 게임을 보는 듯하다. 유독 가스를 피하기 위해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유쾌하게, 긴장감 있게, 짠하게 그려진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다.


신파, 분노유발, 수동적 캐릭터 없는 재난 영화라는 점이 속 시원하다. 또 상황 계산이 치밀하고 빠른 엘리트나 특수 훈련을 받은 전문 요원이 아닌 짠내나는 소시민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것으로 차별점을 뒀다. 박스 테이프, 고무장갑, 쓰레기봉투, 분필 등을 이용한 현실감 있는 재난 탈출법이 인상적이지만, 주인공들이 행하는 기술은 의외로 전문적이라 보는 맛이 있다.


무엇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뭐라도 배워두면 다 쓸 데가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능력이 적재적소에 발휘되며 필살기로 작용하는 순간을 그리기 때문이다. 조카에게마저 무시당하는 청년백수 용남은 대학시절 산악 동아리 에이스였다. 누나 정현(김지영 분)는 현재까지 클라이밍 도구를 간직하고 있는 그를 무시한다. 그러나 재난이 발생하면서 용남은 ‘벽타기’ 기술로 모두의 영웅이 된다. 용남이 한국판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는 서사가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대리만족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조정석과 임윤아의 케미는 부족함 없이 속이 꽉 차 있다. 조정석은 고강도 액션 연기는 물론 전매특허인 코믹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조정석만이 할 수 있는 초현실 코미디 연기는 언제나 통한다. 또 임윤아는 예쁨을 포기하고 역할에 녹아들었다. 이미 영화 '공조'(2017)를 통해 코믹함을 보여줬지만, ‘엑시트’에서는 코믹 연기부터 여전사 같은 강인함까지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그가 울 때마다 올라가는 짠내지수는 ‘엑시트’의 관람포인트이기도 하다.

'엑시트'는 오는 31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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