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브링 더 소울’ 화려함 뒤에 숨겨졌던 방탄소년단의 ‘피·땀·눈물’

입력 2019-08-13 14:2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 응원상영회 스케치

11일이었던 일요일, 정오가 좀 지나자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는 포토카드를 뽑기 위해 긴 줄을 서는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 그리고 티켓 매표소에는 평소에는 없던 구간이 생겼다. 바로 방탄소년단의 영화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 응원상영회를 온 관객들을 위해 제작한 ‘오리지널 티켓’을 받기 위해 오는 팬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올해부터 메가박스는 국내 관객들이 영화를 즐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체험하고 또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의 오리지널 티켓이 이러한 방안 중에 하나다.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부터 시작한 ‘오리지널 티켓’은 이번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 예매를 하는 팬들에게 꼭 소장하고 싶은 표가 됐다.

이날 오후 1시 상영 전 만난 방탄소년단의 팬인 이 씨(34)는 “영화 팬들도 다양한 티켓을 모으지 않나. 가수 팬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웬만하면 좀 더 특별한 티켓을 받을 수 있는 메가박스 예매가 성공하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극장에서 만난 방탄소년단의 팬이 갖고 있는 응원봉.


극장으로 들어가려는 문 앞에서 팬 중에 한 사람은 자신이 제작한 방탄소년단 스티커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이런 행사 때는 종종 팬들이 ‘나눔’을 한다고 한다. 들어가는 길에 공연 당시에 사용하는 방탄소년단의 응원봉을 꺼내는 팬들의 모습도 조금씩 보였다.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는 2018년 방탄소년단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BTS WORLD TOUR ‘LOVE YOURSELF’) 당시, 서울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투어의 기나긴 대장정을 마친 방탄소년단이 마지막 투어 도시인 파리의 작은 루프탑에서 그간의 여정을 정리하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아낸 영화이다. 지난번에 상영했던 ‘번 더 스테이지 : 더 무비’처럼 콘서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무대 뒤, 비행기 안, 숙소 등에서 찍힌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다.

파리의 한 루프탑에서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는 장면부터 시작하는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는 환호가 쏟아지는 무대 위에서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공연하는 방탄소년단의 모습부터 20대 청년으로서의 고민, 또 ‘호떡’ 하나에 진지한 이야기가 단숨에 종료되는 천진난만한 모습까지 방탄소년단의 그 자체를 담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콘서트 장면이 나오면 일제히 응원봉에 불을 켠 아미들이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응원봉을 흔들며 방탄소년단을 응원한다는 점이었다. 노래가 마치면 함성을 지르기도 한다. 또한 그들이 주고받는 농담에 함께 웃었고 2018년 투어 당시 부상을 당했던 정국과 파리 투어 당시 심한 감기가 걸린 뷔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속상해하는 모습, 그리고 그들을 격려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팬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대부분 무대 위 혹은 공연 준비를 하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이 담겨있다. 무대 위에서도 열정적이지만 무대 밖에서도 틈틈이 곡 작업을 하고 완벽한 공연을 위해 모니터를 하며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고쳐야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보이는 등 방탄소년단이 어떻게 세계 무대를 사로잡을 수 있었는지를 가늠케 한다.

이와 반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살고 있지만 그렇기에 누릴 수 없는 일상의 행복도 있음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도 명절도 남들처럼 보낼 수 없고 투어를 가도 호텔 밖을 나가도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모습도 보인다. 실제로 해외 투어 중 짬이 나는 시간에 몇몇 멤버들은 공원, 상점 등을 다녔지만 이들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어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다녔다. 진은 “밖에 나가려면 경호 하시는 분들, 매니저 분들이 다 나가야 하니 괜히 죄송스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리 7명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라고 한다. 모든 투어를 마치고 차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던 RM은 “우리는 팬들을 기다리게 하는 사람들이지 않나. 솔직히 투어를 하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수 시간동안 기다려주고 공연장에서 열광적으로 호응하고 응원해주는 팬들도 얼마나 힘들겠나”라며 “그래서 단 한 공연도 완벽하게 안 할 수가 없다. 더 열심히 해야 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날 상영이 끝나고서 만난 한 팬은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를 보고 싶었던 이유는 투어를 도는 동안 방탄소년단의 일상을 엿보고 싶었다. 또 콘서트를 못 갔던 사람이라면 공연 분위기를 어느 정도 볼 수 있었을 것이고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그 때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탄소년단의 팬은 “RM의 말을 들으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하며 집으로 향했다. 약 2시간가량 방탄소년단을 보니 기자 역시 ‘아미’인 듯 ‘아미’가 아닌 듯한 기분으로 나왔다. 무심결에 ‘코야’(멤버 RM의 캐릭터) 인형을 살지 고민한 것은 ‘안 비밀’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