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런닝맨’ PD가 전한 #9주년 팬미팅 #최대 위기 #유재석의 의미 (종합)

입력 2019-09-04 12: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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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런닝맨’ PD가 전한 #9주년 팬미팅 #최대 위기 #유재석의 의미 (종합)

2010년 7월 11일 스타트를 끊은 후 크고 작은 위기 속에 올해 9주년을 맞은 ‘런닝맨’. 막내 조연출로 시작해 메인 연출자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정철민 PD가 ‘런닝맨’이 쌓아온 9년의 시간과 지난달 개최한 9주년 기념 팬미팅을 돌아봤다.

정 PD는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독막로3길 한 북카페에서 진행된 ‘런닝맨’ 9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멤버 전체가 다함께 뭔가 만들어보는 프로젝트를 생각하다 해외 팬미팅 영상을 봤다.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며 시간을 공유하는 모습이 의미 있어 보였다. 멤버들이 더 많이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기획하게 됐다”며 “멤버들이 죽어도 못하겠다면 시작도 못 했을 텐데 ‘믿고 가보자’고 해서 시작했다. 멤버들을 많이 괴롭히긴 했지만 나중에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 거리가 될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런닝맨’을 잠시 떠나 새 예능 ‘미추리 8-1000’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 5월 ‘런닝맨’으로 복귀했다. 그의 기획 아래 ‘런닝맨’은 지난달 26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9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로 팬미팅 ‘런닝구’를 열었다.

정 PD는 10주년이 아닌 9주년에 팬미팅을 개최하게 된 이유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는 “SBS 예능 역사상 10년을 채운 프로그램이 없다. 우리 프로그램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지금 생각났을 때 해보는 게 어떻겠나 싶었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장담을 못하니까”라고 말했다.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는 준비 과정에서 가장 난항을 겪은 멤버로는 지석진과 송지효를 꼽았다. 정 PD는 “지석진 형은 심적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반응이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응원과 박수에 소름 돋고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참기 힘들었다고 하더라”며 “송지효 또한 춤과 랩의 발전이 기적 수준이었다. 보통 사람의 몇 배의 노력을 한 것 같다. 무대를 마치고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정말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을 포함해 ‘런닝맨’ 멤버 모두에게 이번 팬미팅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정 PD는 “멤버들이 ‘환호에 소름 돋았다’며 ‘하길 잘했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고 하더라. 나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유재석 형은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무대 뒤에서 ‘이것만 끝나면 홀가분할 것 같은데 공허할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해낼 줄 몰랐다’고 했다. 우려도 많았는데 힘든 것을 참고 해내준 멤버들에게 감사하다. 잘한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 PD는 ‘런닝맨’과 더불어 ‘미추리 8-1000’으로도 호흡을 맞춘 유재석의 남다른 의미를 언급했다. 그는 “어린 연차에 메인 PD를 맡았을 때 보기에 부족할 수도 있는 나를 항상 도와줬다. 때로는 내가 못 보는 것들을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충고도 해줬다. 내가 끝까지 ‘하고 싶다’고 하는 건 응원도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를 길게 하면 5시간 정도 하는데 모니터링을 정말 많이 한다. 방송 밖에 모르는 바보다. 웬만한 PD 선배들보다 방송적인 혜안이 뛰어나고 예능에 대한 철학이 분명히 존재하는 분”이라며 “방송 공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사적으로 내게 없어서는 안 될 아군이 됐다. ‘미추리 8-1000’을 함께하며 더욱 확신했다. 방송쟁이로서 방송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아군이 있어서 정말 좋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정 PD는 “이번에 팬미팅을 준비하면서도 내가 너무 힘들어할 때 유재석 형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네가 생각한 엔딩이 있을 테니 엔딩까지 나아가면 된다고 하더라. ’형이 장담하는데 분명히 남는 게 있고 보람도 있을 것이니 기죽지 말고 끝까지 가보자‘고 해줬다”고 털어놨다.

정 PD는 ‘런닝맨’이 최악의 위기를 맞았을 때도 유재석의 도움으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다며 깊은 신뢰를 보였다. 그는 “개리 형이 나가겠다고 결심했을 때 시청률도 크게 하락했고 프로그램의 방향성도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멤버 한 명이 이탈하면서 다른 멤버들에게도 위기가 왔다. ‘이대로 헤어질 수 있겠지’ 식으로 분위기가 처지곤 했다.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했는데 유재석은 포기를 모르는 분이지 않나. 나를 믿어줬다”고 고백했다. 정 PD는 “전소민과 양세찬을 영입할 때 유재석을 비롯해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줬고 나 또한 죽을 각오로 임했다.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위기를 넘었다. 지금은 개리 형이 없지만 나름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9주년을 넘어 이제는 10주년을 향해 달리는 ‘런닝맨’. 정 PD는 “10주년을 기념할 행사로 생각한 것은 아직 없다.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계획을 안 세우고 있다. 그 시점에 멤버들과 회의를 할 것이지만 오히려 잔잔하게 넘어갈 수도 있다.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부정적인 ‘초딩맨’ 이미지를 해결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왔다. 다양하게 시도해봤는데 이제 남은 버라이어티 아이디어가 몇 개 없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최대한 ‘런닝맨’ 스러운 것과 ‘런닝맨’ 스럽지 않은 것을 녹여내 보려고 한다. 가끔 끔찍한 혼종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이것저것 해보다보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만약 내 손을 떠나게 된다면 다른 후배들이 ‘런닝맨’에 또 다른 색깔을 입혀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전했다.

‘런닝맨’ 멤버들이 의기투합한 팬미팅 ‘런닝구 프로젝트’는 8일 방송을 시작으로 3주 동안 ‘런닝맨’에서 만날 수 있다. 일요일 오후 5시 SBS에서 방송.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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