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첫 공판 출석, 긴 머리 늘어뜨린 채 고개 푹 숙이고 법정行

입력 2019-08-12 1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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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전(前)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12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했다.

고유정은 이날 오전 10시쯤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런 고유정의 모습을 본 방청객은 “살인마!”라고 외쳤고 재판장은 “정숙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장은 고유정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물었고 그는처음엔 고개를 가로저었다가 재차 묻자 아주 작은 목소리로 “원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름을 묻자 “고유정”이라고 했고 모든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짧게 대답했다.

검찰과 변호인은 양측 입장을 설명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한 날의 무거운 진실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며 “피고인은 일방적 주장과 침묵으로 일관해왔는데 잘 듣고 무거운 진실을 직시하면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고유정은 전 남편인 피해자 강 씨와 친아들(5)의 면접교섭이 결정되자 재혼생활이 불안해질 것을 우려해 강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검찰은 고유정이 남편을 살해할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며 사전에 니코틴 치사량의 뼈 강도와 뼈의 무게를 검색하는 등 범행계획을 세웠다고 봤다. 또 검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몰래카메라 감지 카드와 핸드믹서기 등을 구매했다.

이날 공판에는 고유정이 새로 선임한 사선변호인이 참석했다. 살인과 시신 훼손을 인정하지만 전 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고유정은 검찰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사선변호인을 고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유정은 5월 25일 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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