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운명 쥔 최정·박병호, 두 토종 거포를 바라보는 두 감독의 시선

입력 2019-10-13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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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왼쪽)-키움 박병호.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리그를 넘어 국가를 대표하는 두 토종거포가 가을야구 무대에서 제대로 맞붙는다. SK 와이번스 최정(32)과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3)의 이야기다.

SK와 키움은 14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맞대결을 벌인다. 두 팀은 하루 전인 13일 인천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각 팀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를 내세워 기선제압에 나섰다.

SK 최정과 키움 박병호는 KBO 포스트시즌(PS)에서 그야말로 ‘화려한’ 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는 타자들이다. 최정은 PO와 한국시리즈(KS)에서 각각 5개의 홈런을 터트려 PS 통산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에 맞서 박병호는 LG 트윈스와의 준PO에서 홈런 3개를 몰아 쳐 최정과 동일하게 개인 통산 PS 10개의 홈런을 마크하고 있다.

둘은 이승엽(은퇴·14개)의 PS 통산 최다홈런 기록을 가시권에 둔 타자들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새로운 역사가 쓰여 질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둘의 홈런을 바라보는 양 팀 감독의 시선은 매우 상반됐다.

염경엽 SK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일단 두 선수가 홈런을 많이 때려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를 선사했으면 한다. 그러나 나는 SK 감독이기 때문에 최정 선수가 신기록을 세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장정석 키움 감독은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장 감독은 “박병호, 홈런 안 쳐도 된다”고 단언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중심에 있는 선수다.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한다. 홈런 신기록은 누가 기록하든 팬들에게 큰 볼거리다. 좋은 기록이 쏟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두 타자 역시 겸손한 모습을 유지했다. 최정은 “내 컨디션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매 타석 출루만 하자는 목표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거기에 운이 좋으면 좋은 결과도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준PO에서 우리 팀이 보여준 모습을 가지고 이번 PO에서도 꼭 승리하겠다. 작년의 아쉬움을 설욕하고 싶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 전적이 안 좋았던 투수다. 어떻게 칠까를 생각하기 보다는 조급하게 마음을 먹지 않으려 한다. 나쁜 공을 휘두르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선수에 대한 감독의 기대는 이후 답변에서도 같은 기조를 보였다. 염 감독은 시리즈를 지배했으면 하는 선수로 “투타 핵심인 김광현과 최정이다”고 말했으나 장 감독은 “준PO부터 숨은 MVP는 팀이었다”고 전해 즉답을 피했다. 거포에 대한 기대감에서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인 두 사령탑의 머리싸움은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까.

인천|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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