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로 분석한 SK vs 키움의 PO 리턴매치

입력 2019-10-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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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염경엽 감독(왼쪽)-키움 장정석 감독.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년 만에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다시 플레이오프(PO)에서 만났다. 지난해에는 5차전까지 이어진 치열한 명승부 끝에 SK가 3승2패로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업셋’에 성공하며 우승 기쁨을 누렸다. 사령탑에도 변화가 있다. SK는 지난해 트레이 힐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올해는 지난해 단장이던 염경엽 감독이 팀을 지휘한다. 키움은 장정석 감독 그대로다. 더구나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두 팀 전력 모두 큰 변화가 있었다. 외부 환경도 달라졌다. SWOT분석을 통해 PO승부를 전망한다.


● SK


① 강점(Strength)-선발진


선발진은 리그 최강이다. 김광현~앙헬 산체스~헨리 소사~박종훈으로 이어지는 1~4선발진은 단기전에서 분명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카드다. 산체스는 지난해 불펜으로 기용돼 KS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올해는 11승 평균자책점(ERA) 3.88을 기록한 5선발 문승원이 불펜에 투입된다.


② 약점(Weakness)-내야 수비

SK의 가장 큰 약점은 내야 수비다. 주전 유격수 김성현은 14년차 베테랑으로 1군에서만 1007경기를 뛰었다. KS 우승 경험도 있다. 그러나 수비 범위와 안정감 모두 정상급은 아니다. 올해 26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하며 저돌적으로 수비하는 키움 유격수 김하성의 실책이 20개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1차전 선발 김광현의 땅볼/뜬공 비율이 1.31로 리그평균 0.98보다 훨씬 높다. 2루수도 안정적이지 않다. 올 시즌 무려 9명이 2루에 기용됐다.


③ 기회(Opportunity)

SK 전력 중 올해 가장 크게 발전한 부분은 불펜이다. 지난해는 팀 최다 16세이브를 기록한 신재웅이 마무리 역할을 맡았다. 불펜 전력이 약점으로 꼽혔던 팀이었지만 올해 하재훈이라는 강력한 마무리 투수를 발굴했다. ERA 1.98, 36세이브로 9회를 책임졌다. 서진용, 김태훈이 맡고 있는 7·8회도 든든하다.


④ 위협(Threat)-소사와 하재훈

역설적으로 PO에서 가장 큰 위협은 가장 큰 강점인 선발과 불펜이다. 페넌트레이스 도중 영입된 3선발 소사는 시즌 중반부터 급격한 구위 저하를 보였다. 소사에게 휴식을 주기 시작한 시점부터 팀도 패배가 잦았고, 결국 두산에 페넌트레이스 역전을 허용했다. 하재훈 역시 시즌 초 히트를 친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가 9월 사라졌다. 시즌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146㎞까지 낮아졌다. 시즌 종료 후 약 2주간 얼마만큼 체력을 회복했는지가 큰 관건이다. 또한 새 공인구로 팀 홈런 숫자가 233개에서 117개로 줄어든 점은 큰 위협이다. 단기전에서 SK의 가장 큰 무기였던 홈런공장은 더 이상 없다. 염경엽 감독에게는 전임자 힐만 감독과는 전혀 다른 공식이 필요하다.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키움 조상우, 박병호, 장정석 감독과 SK 염경엽 감독, 최정, 하재훈(왼쪽부터)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키움


① 강점(Strength)-박병호

에이스 투수도 선발이라면 단기전에서 역할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최고의 타자는 시리즈 내내 경기 당 4차례 안팎 타석에 설 수 있다. 수비까지 최고라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키움 4번 박병호는 준PO 4경기에서 OPS 1.146을 기록했다. 결정적 홈런 3방으로 팀을 PO로 이끌었다. 1루 수비도 눈부시다. 키움 투수들은 박병호를 믿고 ‘견제는 견제로 끝나야 한다’ 말을 지키지 않고 있다. 1루 주자를 잡으려고 낮고 강하게 견제구를 던진다. 박병호가 있어 키움의 1루는 4번타자 자리만큼 든든하다.


② 약점(Weakness)-2·3선발

선발진의 기록만 보면 키움의 준PO 승리에 장정석 감독, 브랜든 나이트 투수 코치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믿었던 최원태가 무너진 4차전 무려 9명의 구원 투수가 투입됐다. 에릭 요키시가 흔들린 2차전도 불펜 8명이 연이어 마운드에 올라 역전승을 이끌었다. 불펜 총력전이 큰 효과를 봤지만 PO 내내 이런 경기를 할 수는 없다. 요키시와 최원태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불펜이 감당해야 할 짐이 더 무거워진다.


③ 기회(Opportunity)-기동력

SK의 시즌 도루 저지율은 0.223이다. 리그 10위다. 키움의 0.326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단기전에서 더 대담해진다. 준PO 1차전에서 도루에 실패한 김하성의 그린라이트를 끄지 않았다. 키움에는 빠른 주자가 즐비하다. 지난해 PO에서 뛰지 못했던 이정후의 존재도 든든하다. 1~3번 어디에 배치해도 부족함이 없다. 키움은 SK의 배터리를 흔들 수 있는 빠른 발을 갖췄다.


④ 위협(Threat)-불펜 추격조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장정석 감독은 불펜 추격조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준PO 2·4차전 승리는 윤영삼, 이영준, 김동준, 김성민 등 추격주 투수들의 활약이 컸다. 그러나 야구는 실패의 확률을 줄여가야 이길 수 있다. 매 경기 추격조에게 호투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장정석 감독은 한 박자 빠른 교체와 최대한 짧은 이닝 투구로 개개인의 투구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고 있다. 과감하고 훌륭한 전술이지만 그만큼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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