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넘어가는’ 페게로의 파워, 가을잔치 앞둔 LG의 호재

입력 2019-09-22 18: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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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페게로가 10회초 2사 1,3루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LG 트윈스는 지난 2년간(2017~2018시즌) 외국인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2017시즌 루이스 히메네스의 대체자로 야심차게 영입한 제임스 로니는 23경기에서 타율 0.278(79타수22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하고 2군행을 통보받은 뒤 스스로 짐을 싸서 떠났다. 2018시즌의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타율 0.339(183타수62안타), 8홈런, 34타점으로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잦은 햄스트링 부상 탓에 1군 출장 경기수가 50게임에 불과했다. 사실상 외국인타자 없이 한 시즌을 버텼고, 5위와 1.5경기 차 8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2019시즌을 앞두고 외국인타자 영입에 유독 심혈을 기울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첫 외인 토미 조셉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전 경기 출장”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두 차례나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는 등 55경기 타율 0.274, 9홈런, 36타점에 그쳤다.

그 대체자가 지금의 카를로스 페게로(32)다. 195㎝·117㎏의 거구로 상대 배터리에 위압감을 주는 파워히터라는 점이 매력이다. 실제로 페게로는 KBO 공식 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가 16일 발표한 8월 이후 홈런 타구 평균속도 1위를 기록하는 등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데뷔 초에는 좌투수의 몸쪽 공과 변화구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며 우려를 낳았지만, 적응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위압감 있는 타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일본프로야구(NPB·라쿠텐 골든이글스) 시절에도 호평을 받았던 타구 비거리와 스피드도 건재하다.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페게로의 진가가 나왔다.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1·3루에서 윤명준의 시속 140㎞ 포심패스트볼(포심)을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3점홈런(9호)을 터트렸다. 포물선이 높지 않았지만, 번개 같은 속도로 좌측 펜스를 넘긴 타구에 관중석에선 엄청난 환호가 터졌다. 페게로의 가공할 파워를 실감케 한 한방이었다. LG 류중일 감독도 “오늘의 주인공은 페게로”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LG는 이미 2016시즌 이후 3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다. 남은 것은 순위 확정이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는 데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 상승세에 일조한 인물이 바로 페게로다. 장타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LG 타선에서 파워히터 한 명의 존재는 무척 소중하다. 실제로 22일 포함 페게로의 9월 월간 성적은 15경기 타율 0.397(63타수25안타), 7홈런, 25타점으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가을야구에 가까워질수록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게 더욱 고무적이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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