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보험용’ 소사의 어깨에 걸린 SK의 운명

입력 2019-10-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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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소사(사진)는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교체 영입한 외국인 투수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할 수도 있는 벼랑 끝 3차전 승부에서 선발 중책을 맡았다. 키움 선발은 에릭 요키시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 2승1패 평균자책점 2.97로 선전했다. 스포츠동아DB

교체 영입의 이유를 증명해야 할 때다. 헨리 소사(34)의 어깨에 SK 와이번스의 운명이 달렸다.

SK 염경엽 감독은 6월 일찌감치 칼을 빼 들었다. 선발 투수로서 이닝을 길게 끌고가지 못하는 브록 다익손에게 이별을 고했다. 대체 요원으로 KBO리그 경력이 풍부한 소사를 대만 리그에서 데려왔다. 단순히 정규시즌에서 거둘 승리만을 따져 내린 선택은 아니었다. 당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SK에게 소사는 포스트시즌(PS)까지 내다보며 장기적 관점에서 들어둔 ‘보험’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SK는 8월 말 소사의 부진을 기점으로 급격히 내리막을 탔다. 부침의 원인으로 꼽힌 체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사에게 9월 초부터 16일간의 휴식을 부여한 와중에 타격 쪽에서 말썽이 생겼다. 외국인 선발 투수가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운데 타격 침체까지 겹쳐버린 SK는 9월 승률 0.444(8승10패)를 거두고 결국 2위로 밀려났다. 허무하게 정규시즌 우승을 놓쳤다.

어쩔 수 없이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로 PS를 시작하게 된 SK는 탄탄한 선발진의 강점을 적절히 살리지 못했다. 1차전에서는 팀 에이스 김광현이 무실점 피칭을 펼쳤지만 5이닝 투구에 그친 까닭에 불펜 투수가 7명이나 출동해야 했다. 2차전 선발 투수 앙헬 산체스는 4회 이후 난타를 당한 끝에 4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안방에서 2패를 떠안으며 탈락 위기에 몰린 SK로선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3차전 선발 소사의 반전 투구가 절실해졌다.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9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6.75로 흔들렸던 소사는 자신의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였던 같은 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키움을 상대로는 2경기 ERA 3.00에 1승을 거두며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고척에서 치른 1경기에서는 ERA 5.40를 기록하는 등 불안요소도 있다.

하지만 가을 야구 경험이 풍부하다. PS 통산 7경기에서 2승1패 ERA 2.94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2016년 LG 트윈스 소속으로 뛰었던 준PO, PO 3경기에서는 1승에 ERA 0으로 강력했다.


이에 맞서 키움이 3차전 선발로 내세운 에릭 요키시는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 LG와의 준PO 2차전을 통해 PS 데뷔전을 치렀던 그는 제구 난조로 2.1이닝 7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는 5경기 ERA 2.97 2승(1패)을 수확했다. 여기에 장정석 키움 감독은 인천(3경기·ERA 4.34)보다 고척(16경기·ERA 3.08)에서 더 안정적이었던 요키시에게 홈경기 선발 등판을 맡기며 부담을 덜어줬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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