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염경엽 감독(왼쪽)-키움 장정석 감독. 스포츠동아DB
인해전술. 키움 히어로즈의 포스트시즌(PS) 콘셉트이다. ‘정석’처럼 여겨지던 틀을 깬 장정석 키움 감독의 판단이 매 경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SK 와이번스는 30인 엔트리의 활용폭이 넓지 않다. 질에서 밀리지 않는 투수진이지만 양에서 압도당하는 분위기다.
KBO리그의 PS 엔트리는 30인 등록, 28인 출장이다. 정규시즌 엔트리(27명)보다 세 명이 많다. 대부분의 팀들은 PS에서 4선발 체제를 운영하는데, 가용 폭은 2명이 더 넓어졌으니 사령탑의 색깔을 명확히 드러낼 수 있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투수 14명을 엔트리에 넣었다. 정규시즌 확장 엔트리 때나 볼 수 있는 구성으로, 역대 PS를 살펴봐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는 압도적인 불펜 인해전술로 이어졌다. 정규시즌 키움은 경기당 4.24명의 투수를 기용했다. 선발투수를 제외하면 3명 안팎의 불펜을 썼다는 의미로 10개 구단 중 최소 4위다. 반면 PS에서는 PO 2차전까지 6경기에서 경기당 8.5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정규시즌의 두 배를 넘는 투수를 매 경기 투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와 마정길 불펜코치의 세심한 투구수 관리로 과부하에 걸리지 않고 있다. 14명의 투수 중 불펜 자원으로 분류된 10명의 전원 필승조화가 소위 ‘대박’을 쳤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