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나, 통산 3승 찍고 총상금 3000만달러 돌파

입력 2019-05-27 15: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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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케빈 나(36·한국명 나상욱)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리며 총 상 금 3000만 달러(악 355억 원)를 돌파했다.

케빈 나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 컨트리클럽(파70·7209야드)에서 열린 찰스 슈와브 챌린지(총상금 730만 달러·약 87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정상을 밟았다. 우승상금 131만4000달러(약 15억5000만 원)를 품고 PGA 투어 역대 34번째로 통산 상금 3000만 달러 고지를 넘어서며 통산 상금랭킹 33위에 랭크됐다.

● 꾸준함으로 이룬 총상금 3000만 달러

1983년생인 케빈 나는 국내 골프팬에게 나상욱이란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재미교포 선수다. 8살이던 1991년 고향 서울을 떠나 캘리포니아주로 이민을 간 뒤 그곳에서 골프 유망주로 이름을 알렸다. 학창시절 각종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2001년 프로로 전향해 본격적인 현역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말 당시 최연소 나이로 PGA 투어 Q스쿨을 통과해 주목을 받았던 케빈 나는 그러나 생애 첫 우승까지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 6년간 정상을 밟지 못하면서 중심에서 멀어졌다.

감격적인 첫 우승을 맛본 때는 28살이던 2011년이었다. 9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닉 와트니(38)와 토미 게이니(44·이상 미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처음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케빈 나는 이후 다시 7년을 기다린 끝에 지난해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에서 통산 2승째를 올렸다. 비록 PGA 투어 생활 15년 동안 우승은 2회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작성하면서 2부투어로 내려가지 않은 이가 바로 케빈 나였다.

● 캐디와 가족에게 건넨 뜻 깊은 선물

통산 3번째 우승은 어느 때보다 순탄하게 완성됐다. 2타 차이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뒤 전반 2번 홀(파4) 짧은 버디 퍼트와 4번 홀(파3) 장거리 버디 퍼트를 연달아 성공시키고 격차를 벌렸다.

이후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숨을 고른 케빈 나가 우승을 사실상 결정지은 것은 파4 14번 홀에서였다. 토니 피나우(30·미국)가 2타 차이로 따라붙는 상황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컵으로 집어넣고 상대의 추격 의지를 끊었다. 반면 피나우는 비슷한 시각 16번 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4타 차이로 멀어졌고, 케빈 나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우승을 자축했다.

이번 우승으로 케빈 나는 생애 총상금 3015만6814달러를 기록해 PGA 투어 역대 통산상금 순위에서 33위로 올라섰다. 부문 1위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1억1830만9570달러로 굳게 지키는 가운데 필 미켈슨(49·미국)이 2위(9048만6354), 비제이 싱(56·피지)이 3위(7121만6128)로 뒤를 따르고 있다. 한국 혹은 한국계 선수로는 최경주(49·SK텔레콤)가 가장 높은 25위를 차지하고 있다.

케빈 나는 이날 우승 감격을 자신의 동반자인 캐디 그리고 가족과 함께 나눴다. 캐디인 케니 함스에게는 1억 원을 호가하는 ‘우승 부상’ 빈티지 고급차(1973년형 다지 챌린저)를 선물했고, 만삭의 몸인 아내와 3살배기 딸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우승 기자회견에서 케빈 나는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모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지 않았다. 그래도 18번 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로 안착시키고, 세컨 샷을 그린 위로 올렸을 때는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고 우승 순간을 되돌아봤다. 이어 “평소 많은 한국 선수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한다. 후배들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먼저 연락을 줄 때도 있다. 나 역시 언제든 도와줄 준비가 돼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 조언을 건네겠다”며 고국 선수들을 향한 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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