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승 김보아 “두 번째 우승이 이렇게 빨리 왔네요”

입력 2019-06-02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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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아. 사진제공|KLPGA

김보아(24·넥시스)가 다시 ‘우승 눈물’을 흘리기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도 채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우승이 이제는 조금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김보아는 2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파72·636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6억 원·우승상금 1억2000만 원)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고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정상을 밟았다.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앞세워 당당하게 KLPGA 투어 다승자 반열로 이름을 올렸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 그리고 열 살 터울이 넘는 언니 둘을 따라 처음 채를 잡은 ‘막내 딸’ 김보아는 2014년 프로 데뷔 후 계속해 무명선수로 지냈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서 자신감이 컸지만 우승 없이 4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존재감을 알리지 못하던 김보아는 지난해 8월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 감격을 맛봤다.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던 이정은6(23·대방건설)을 연장에서 꺾었다. 당시 “멀게만 느껴졌던 우승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인터뷰로 잔잔한 울림을 전하기도 했다.

생애 두 번째 우승은 이번에도 천천히 김보아 곁으로 다가왔다. 공동선두 김지영2(23·SK네트웍스)과 이소미(20·SBI저축은행)에게 2타 뒤진 8언더파 공동 5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김보아는 이날 쾌조의 퍼트 감각을 뽐냈다. 전반과 후반 각각 버디 4개와 2개를 낚아내며 역전극을 이뤄냈다. 1번 홀(파4)과 2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한 뒤 파5 4번 홀과 파4 6번 홀에서 1타씩을 추가로 줄였다.

결정적인 버디는 14번 홀(파3)에서 나왔다. 앞선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던 김보아는 여기서 장거리 버디 퍼트를 컵으로 집어넣으면서 김지영을 제치고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1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끝낸 김보아는 바로 뒤 챔피언조 김지영의 경기를 묵묵히 기다렸다. 18번 홀(파5)에서 버디가 나온다면 승부가 연장으로 향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김지영의 약 3m 거리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서 멈추면서 우승 트로피는 김보아의 차지가 됐다.

목 통증으로 이번 대회 출전을 포기하려 했다는 김보아는 “3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몸이 좋지 않았지만 준우승을 했다. 그때를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오늘도 ‘18번 홀까지 경기를 잘 끝내고 기다려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리더보드도 보지 않았다. 18번 홀 그린으로 올라와서야 내가 1타차 선두임을 알았다”고 수줍게 웃으며 우승 과정을 밝혔다. 우승 직후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김보아는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내놓았다.

“행복합니다. 두 번째 우승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어요.”

서귀포|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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