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6 어머니 “우리 딸, 정말 장하다!”

입력 2019-06-03 09: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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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6(왼쪽)이 지난해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어머니 주은진 씨와 함께 생애 첫 대상 수상의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모녀는 이제 US여자오픈 우승이라는 감격을 함께 나누게 됐다. 스포츠동아DB

“우리 딸, 정말 장합니다.”

이정은6(23·대방건설)의 US여자오픈 역전우승이 이뤄진 3일(한국시간) 오전. 이날 누구보다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본 이들이 있었다. 바로 딸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응원단인 부모님이었다. 대회장이 아닌 경기도 용인시 자택에서 TV 화면으로 딸과 함께한 아버지 이정호 씨(55)와 어머니 주은진 씨(49)는 “우리 딸이 정말 장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 그것도 가장 큰 무대에서 해냈다. TV로 지켜보며 와락 소리를 질러버렸다”고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이날 경기 직후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어머니 주은진 씨는 “새벽잠을 몰아가며 생중계를 봤다. 정말 솔직히 말하면 ‘어이가 없었다’는 감정이 정확해 보인다. (이)정은이 위로 5명이나 있었던 상황이라 기대를 크게 하지 못했는데 경쟁자들이 전부 부진하면서 역전우승을 해냈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활짝 웃었다.

주 씨는 “1998년 박세리(42·은퇴) 선수가 처음 US여자오픈을 제패했을 때가 생각이 나더라. 사실 그때는 정은이가 3살배기라 딸이 프로골퍼로 성장할지는 꿈에도 몰랐다. 골프에 대한 관심도 크게 없었다. 그저 대단한 선수가 국가적으로 힘든 상황(IMF 외한위기)에서 큰일을 해냈다고만 느꼈는데 우리 딸이 같은 무대에서 똑같은 일을 이뤘다. 아직 통화는 못했지만 연락이 닿으면 꼭 ‘장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은의 학창시절부터 국가대표 생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활동까지 거의 모든 일정을 함께했던 부모님은 그러나 올해 아직 단 한 번도 미국땅을 밟아보지 않았다고 한다. LPGA 투어 대회 동반은 3월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뿐이다. 어머니 주 씨의 건강상태가 잠시 좋지 않아지면서 TV로만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주 씨는 “사실 우리가 미국 생활을 도와주지 못하게 되면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정은이가 현지 적응을 너무나도 잘하고 있다. 기본적인 음식과 잠자리는 물론, 투어 환경이 자신과 딱 맞는다고 한다. 특히 음식이 잘 맞아 살이 찔까봐 걱정까지 하는 수준이다. 부모인 우리가 질투가 날 정도로 적응을 잘 끝냈다”고 숨은 우승 비결을 밝혔다.

이날 새벽 내내 잠옷 차림으로 최종라운드를 시청했다는 부모님은 이제야 큰 짐을 내려놓는 모습이었다.

“며칠간 제대로 잠도 못 잤네요. 이제 마음 놓고 푹 좀 자려고요, 하하.”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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