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6을 지탱하는 힘은 강인한 체력

입력 2019-06-09 16:0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정은6.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강인한 체력을 밑바탕 삼은 이정은6(23·대방건설)의 질주가 쉽게 멈추지 않고 있다. 2주 연속 정상권을 지키면서 ‘메이저 퀸’ 등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전 품었던 걱정거리가 이제는 자신의 최대 강점이 된 모습이다.

이정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 시뷰 호텔앤골프클럽(파72·6217야드)에서 열린 숍라이트 LPGA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약 20억7500만 원) 2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다. 1~2라운드 내리 이글을 잡는 맹타를 선보이며 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직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을 이뤄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이정은은 곧바로 치른 이번 대회에서도 쾌조의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1라운드에선 3번 홀(파5) 이글 포함 버디 9개와 보기 3개로 8타를 줄였고, 2라운드에서도 마지막 파5 18번 홀 이글 포함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2타를 줄여 2위 마리아 스택하우스(25·미국)에게 1타 앞선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마치 21년 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까지 연달아 제패했던 박세리(42·은퇴)를 떠올리게 하는 맹활약이다. 다른 대회보다 많은 체력과 정신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US여자오픈 직후 계속해 선두권 성적을 써낼 수 있었던 힘은 역시 ‘강철 체력’이다.

최근 몇 년간 전남 해남에서 겨우내 몸을 만들었던 이정은은 올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했다. LPGA 투어 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시차 적응, 대회장 이동, 고난도 코스를 모두 뚫기 위해선 흔들림 없는 체력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주위 조언을 귀담아 듣고 스스로를 혹독하게 단련했다. 한 달간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쉼 없이 반복하면서 1년간 미국 전역을 누빌 수 있는 체력을 만들었다. 소속사 관계자가 “일반 남성들에게도 무겁게 느껴지는 100㎏짜리 바벨로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를 했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러한 노력은 올 시즌 꾸준한 성적이라는 결과물로 이정은에게 보답하고 있다. US여자오픈까지 치른 9개 대회에서의 성적이 이를 잘 말해준다. 단 한 차례의 컷 탈락도 없이 톱10 4회, 준우승 1회, 우승 1회를 기록하며 신예답지 않은 레이스를 펼쳐나가고 있다.

실력과 더불어 체력까지 겸비한 이정은의 질주가 무서운 이유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