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통산 3승째

입력 2019-06-16 18: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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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연. 사진제공|KLPGA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6869야드)에서 6년째 대회가 열리다보니 전장은 역대로 가장 멀어졌고 그린 주변의 러프는 더 길어졌다. 메이저대회답게 굴러서 온그린 하는 행운을 막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오후만 되면 더 강해지는 바람 때문에 그린은 갈수록 단단해졌다. 게다가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어 많은 선수들이 벌어놓은 스코어를 까먹기 바빴다. 언더파로 최종라운드를 마친 선수가 3명에 불과할 정도였지만 이 가운데서도 잘 버틴 선수는 있었다.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3개의 버디와 1개의 보기로 2타를 줄인 이다연(22·메디힐)이 역전승을 거뒀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3라운드까지 단독 1위였던 이소영(22·롯데)을 2타 차로 제쳤다. 통산 3승째이자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대회 첫날 이븐파로 시작한 이다연은 2라운드 7언더파, 3라운드 5오버파의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이다. 준우승 상금은 1억원, 3위 상금은 7500만원이다.

챔피언조의 이소영(7언더파)과 2위 조정민(6언더파·25·문영그룹)이 전반을 1오버파로 잘 버텨낸 가운데 4언더파의 이다연이 아직 우승을 꿈꾸기는 어려웠다. “메이저대회는 백 나인이 진정한 승부처”라는 말 그대로 후반에 역사가 만들어졌다. 파5 10번홀에서 선두 이소영이 보기를 하면서 조정민과 5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하지만 진짜는 따로 있었다. 곰의 지뢰밭(12~14번 홀)의 시작인 파3 12번 홀에서 조정민의 티샷이 짧아 물에 빠졌고 더블보기로 2타를 잃었다. 조정민은 13번 홀에서도 2번째 샷이 그린의 끝을 맞고 페널티지역으로 들어가는 불운이 겹치면서 2홀 연속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선두 이소영도 12,13번 홀에서 연속보기를 하며 지뢰밭을 피해가지 못했다. 결국 4언더파의 이다연이 단독선두로 자리바꿈을 했다. 이다연은 3번홀 벙커 샷과 4번 홀의 10m거리 장거리 퍼트로 2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여줬다. 7번홀 보기로 전반 1타를 줄인 뒤 10번 홀에서도 버디를 하며 4언더파를 만들었다. 이어진 곰의 지뢰밭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피해를 받지 않은 가운데 마지막 고비는 파3 17번 홀이었다. 홀 컵에 7m를 남겨둔 파 퍼트가 홀을 찾아가면서 우승관문을 통과했다.

이다연은 “너무 열심히 쳐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마추어 때부터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못했다. 올해는 더 열심히 해서 메이저대회에서 성적을 내보자고 했는데 우승할 수 있어서 내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그냥 눈물이 났다. 마지막 날 마지막 홀까지 내 스코어도 잘 몰랐고 다른 선수의 스코어도 보지 않고 내 경기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17번 홀의 7m 파 퍼트는 무조건 넣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경기가 힘들어 하느님께 많이 의지했다. 그 퍼터를 하고 나니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고 메이저대회 우승소감을 밝혔다.

인천|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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