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되새긴 이정은6,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입력 2019-09-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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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우승의 주인공 이정은이 금의환향해 국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4일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최하는 트로피 투어에 참가한 이정은(맨 오른쪽)이 아버지 이정호, 어머니 주은진 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미국골프협회(USGA)

그때의 감격이 다시 벅차올랐을까. 3개월 전 우승의 순간이 깜짝 상영되자 이정은6(23·대방건설)은 무대 옆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잠시 뒤, 주인공의 두 뺨 위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정은이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US여자오픈 트로피 투어를 통해 ‘금의환향’했다. 비단옷을 걸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단어 뜻처럼, 우승 당시 착용했던 상의를 그대로 입은 채 뜻깊은 자리를 만끽했다.


● 특급 신예의 트로피 투어

지난 6월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이정은은 우승 트로피를 안고 돌아왔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후 첫 우승을 최고의 메이저대회에서 이뤄낸 이정은은 휴식기를 맞아 3일 모처럼 귀국했고, 이번 자리를 빌려 국내 골프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정은은 “오랜만의 귀국이라 가슴이 설렜다. 사실 US여자오픈은 출전만으로도 큰 영광인데 우승까지 하게 돼 정말 기뻤다. 더불어 이렇게 큼직한 트로피를 내보일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나 스스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그런데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자신감을 갖게 됐고, 남은 대회에서도 우승을 해야겠다는 도전 정신이 생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트로피 투어는 US여자오픈 주관단체인 미국골프협회(USGA)가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진행하는 행사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2008년 박인비(31·KB금융그룹)가 트로피를 들고 귀국한 사례가 있지만 이날처럼 트로피 투어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USGA 크레이그 아니스 디렉터는 “한국 선수들은 그간 US여자오픈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이정은 역시 올해 대회에서 나흘 내내 멋진 플레이를 펼쳤고, 극적인 우승으로 우리의 가족이 됐다”면서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정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효녀 가장의 뜨거운 눈물

6월 우승 때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이정은은 이날 역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정은은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잠시 그 기분을 잊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영상을) 다시 보게 되니 솔직히 멋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 뒤 “한국에서는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그간의 마음고생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이정은의 골프 인생을 뒷바라지한 아버지 이정호 씨(55)와 어머니 주은진 씨(49)도 행사에 동석해 의미를 더했다. 뿌듯한 표정으로 외동딸의 트로피 투어를 지켜본 주 씨는 “투어 생활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도 이렇게 뜻깊은 날의 주인공이 된 딸을 보니 대견한 마음이 든다”면서 “딸이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팥죽을 먹고 싶다더니 막상 비행기에서 내리니 간장게장과 카레가 당긴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제 급히 음식을 만들어 챙겨 먹였다”고 말했다. 올해 LPGA 투어 유력한 신인왕으로 꼽히는 이정은은 국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달 말 레이스를 재개한다. 남은 목표도 마음속으로 정해놓았다.

“시상식장에서 유창한 영어로 소감을 말하고 싶어요. 지금 열심히 연습 중이랍니다, 하하.”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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