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 역시 박세리더라”

입력 2019-09-23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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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왕’ 박세리(오른쪽)의 필드 나들이를 곁에서 지켜본 ‘일일 캐디’ 유동훈 프로는 “박세리는 역시 박세리더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설해원·셀리턴 레전드 매치 첫날 포섬 경기 도중 활짝 웃고 있는 박세리와 유 프로. 양양|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박세리의 일일 캐디로 뛴 유동훈 프로
“실전 감각 떨어져도 박세리는 박세리”
“가장 중요한 임팩트는 전성기 그대로”


‘골프 여왕’ 박세리(42)의 필드 나들이를 바로 곁에서 지켜본 ‘일일 캐디’ 유동훈 프로(47)는 “박세리는 역시 박세리였다”는 감탄부터 내뱉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전현직 전설들이 함께한 ‘설해원·셀리턴 레전드 매치’는 박세리의 출전만으로도 큰 관심을 끌었다. 2016년 10월 은퇴 이후 처음으로 나서는 공식경기였기 때문이다. 전성기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맹연습한 박세리는 그러나 21일 포섬 경기 1번 홀 티샷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다소 민망한 웃음을 지어야 했다.

대회를 모두 마친 22일 만난 유 프로는 “아무래도 지난 3년간의 공백기가 느껴진 하루였다. 경기 초반 비거리와 방향성 같은 부분들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실전 감각 역시 다소 떨어져 거리 조절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박세리 감독이 많은 연습을 소화했다고는 하지만 부족함은 숨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프 여왕의 위엄은 오래 지나지 않아 되찾아졌다. 현역시절 감각이 점차 살아나면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었다.

‘골프 여왕’ 박세리(앞줄 맨 왼쪽)와 ‘일일 캐디’ 유동훈 프로(뒷줄 왼쪽)가 21일 설해원·셀리턴 레전드 매치 첫날 포섬 경기를 마친 뒤 출전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양|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이날 십수 년 전 추억을 일깨우는 ‘SERI PAK’이라는 박세리의 영문명이 적힌 캐디빕을 입고 필드를 누빈 유 프로는 “비거리가 갈수록 늘어났다. 드라이버 캐리로 230야드 정도는 거뜬히 넘겼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임팩트가 현역시절 못지않았다. 공을 때리는 감각만큼은 여전했다. 박세리는 역시 박세리였다”고 환하게 웃었다.

1997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로 입회한 유 프로는 2000년대 초반 지인의 소개로 박세리와 처음 만났다. 이후 스윙 이론을 서로 공유하며 친분이 깊어졌고, 이 인연은 이번 대회 선수와 캐디 호흡으로 이어졌다.

유 프로는 “첫날 포섬 경기를 출발하려고 하는데 나 역시 감동이 느껴졌다. 박세리를 비롯해 줄리 잉스터와 안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들 아닌가. 박 감독도 이들과 함께하며 옛 추억을 떠올리는 모습이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골프 여왕의 필드 나들이를 하루라도 빨리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대화를 마무리한 뒤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양양|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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