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의조, 투르크 밀집수비 파괴할 ‘믿고 쓸’ 두 개의 창

입력 2019-09-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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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동갑내기 손흥민(왼쪽)과 황의조는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 최고의 공격 콤비다. 두 개의 날카로운 창이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투르크메니스탄의 심장을 겨눈다. 스포츠동아DB

통산 11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향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위대한 여정이 시작된다.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아슈하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H조) 원정경기를 갖는다. 긴 월드컵 예선의 첫 걸음.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 이외에 북한, 레바논, 스리랑카와 최종예선 진출을 놓고 경쟁한다.

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제3국 평가전(2-2)을 펼친 태극전사들은 9일 새벽 아슈하바트에 입성했다.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투르크메니스탄 환경이 낙후됐다는 판단에 훈련 여건이 좋은 이스탄불 체류기간을 늘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에 오른 우리와 132위 투르크메니스탄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차이가 있다. 역대전적도 2승1패 우위다. 1998방콕아시안게임에서 2-3 역전패를 당한 한국은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2전 전승을 거뒀다.

물론 방심은 금물. 쫓기는 쪽은 우리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무승부도 성공이다. 4-2-3-1과 4-4-2 포메이션을 혼용하나 공세적인 운영은 아니다. 뒷문 단속에 무게를 싣는 전략으로 나설 전망이다. 5명 이상 수비라인에 서고 나머지도 하프라인 아래에 포진한 이른 바, ‘텐(10) 백’이 유력하다.

반대로 한국은 뚫어야 한다. 그것도 많은 득점이 필요하다. 월드컵 예선, 한 골의 가치가 대단하다. 화끈한 화력전의 선봉에 설 공격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다.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의조(지롱댕 보르도)가 ‘믿을 맨’이다.

스리백과 황희찬(23·잘츠부르크)의 윙백 변신, 이강인(18·발렌시아CF)~이동경(22·울산 현대)~구성윤(25·콘사도레 삿포로)의 A매치 데뷔가 이뤄진 조지아 평가전은 여러 모로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손흥민-황의조의 투 톱은 인상적이었다. 손흥민이 선발로 출격한 가운데 전반을 벤치에서 지켜본 황의조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며 짝을 이뤘고 2분 만에 득점을 합작했다.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띄운 크로스, 황의조의 절묘한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캡틴’ 손흥민의 스트라이커 기용은 토트넘에서 힌트를 얻었다. 주포 해리 케인(잉글랜드)이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을 때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아르헨티나)은 손흥민을 윙 포워드가 아닌, 전진 배치해 효과를 봤다.

벤투 감독도 올해 초부터 ‘손(Son) 톱’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고, 황의조라는 최상급 파트너로 통해 시너지를 냈다. 2015년 10월 자메이카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트린 뒤 잠잠했던 그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활약을 발판 삼아 에이스로 급부상했고 지난해 벤투호의 출항 이후 무한 신뢰를 얻으며 9골(17경기)을 뽑았다.

큰 변수가 없는 한 4-1-3-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두 개의 창이 투르크메니스탄의 심장을 뚫기 위해 플랜A가 된다. 벤투 감독은 “이제부터는 전혀 다른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1년여 동안 기울인 대표팀의 노력은 어떤 결실을 맺을까. 한국축구가 정말 중대한 스타트 라인에 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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