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걸 최병철’ 男 펜싱 12년 만에 메달 찌르다!

입력 2012-08-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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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뢰레 3·4위전 ‘한 칼 승부’ 동메달
11년간 독기 “올해 집에 세 번 밖에…”
임기응변 강하고 ‘변칙 닥공’에 능해


12-8로 앞서다가 턱 밑까지 쫓겼다. 마침내 14-14. 백척간두에 섰다. 그러나 최병철(31·화성시청)에게는 ‘한 칼’이 있었다. 안드레아 발디니(이탈리아)는 필사적으로 방어했지만, 최병철은 민첩한 몸놀림으로 상대를 속이며 득점에 성공했다. 15-14. 한국 선수단은 환호했다. 1일 새벽(한국시간)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 3·4위전에서 최병철이 동메달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최병철은 2000년 시드니대회의 김영호(남자 플뢰레 금메달), 이상기(남자 에페 동메달)에 이어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딴 남자펜싱선수가 됐다.


○매일 언덕을 달리던 소년

최병철의 어머니는 핸드볼 선수 출신이다. 아버지는 음악 마니아이고, 형은 드러머다. 최병철은 부모에게서 특유의 운동신경과 리듬감을 골고루 물려받았다. 이런 재능은 성실함 덕에 꽃을 피웠다. 서울 홍대부고는 등굣길의 가파른 언덕(약 300m)으로 유명하다. 최병철은 홍대부고 재학시절, 웬만한 사람은 걷기만 해도 숨이 차는 이 길을 3년 내내 뛰어다녔다. 주변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그의 풋워크는 이곳에서 탄생했다. 2001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11년간 태릉선수촌을 지키면서도 독기어린 훈련은 이어졌다. 최병철은 “올해 집에 3번 갔다. 주말에도 매번 운동을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 칼의 사나이

최병철은 14-14 상황에서 강하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결승에서도 청쉬린(홍콩)에게 15-14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플뢰레 이정현 코치는 “(최병철이) 지난해부터 약 2년간 단 한번도 14-14에서 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펜싱 관계자들은 “최병철이 영리하고 변칙공격에 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8강전에선 오른쪽 발목부상을 당해 체력적 부담이 생기자, 순간순간 경기를 중단시키며 숨을 고르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결정적 순간, 이런 임기응변은 더 빛을 낸다. 최병철은 “나는 강심장이다. 이상하게도 14-14만 되면 마음이 더 편하다. 원래 공격적인데, 그 때만 되면 더 과감해진다”며 웃었다.


최병철?

▲생년월일=1981년 10월 24일
▲키·몸무게=173cm·70kg
▲출신교=신동초∼신동중∼홍대부고∼한체대
▲소속팀=화성시청
▲주특기=콩트르 아타크(반격)
▲수상경력=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전 금, 2012런던올림픽 개인전 동


런던|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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