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가 씌워준 우산 탓에 2벌타…규칙 손 볼까?

입력 2016-09-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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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골프 ‘물리적 원조’ 가능해지나

“내년쯤 새로운 규정 만나 볼 수 있을 것”
USGA 데이비스 사무총장 새 규정 시사



#지난달 28일 끝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 대회의 최대 화제는 벌타였다.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예진이 마지막 라운드 7번홀에서 파 퍼트를 했다. 그런데 캐디를 맡은 아버지가 딸이 비를 맞는 것을 우려해 우산을 씌워줘 2벌타를 받았다. 골프 규칙상 물리적인 원조에 해당돼 벌타가 부과된 것이다.

#미국 장타자 더스틴 존슨은 2010년 PGA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1타 차 선두를 달렸다. 그런데 마지막 18번홀에서 첫 번째 샷을 했는데 흙이 쌓인 러프처럼 보이는 곳에 볼이 떨어졌다. 그곳에서 두 번째 샷을 했는데 알고 보니 벙커였다. 샷 하기 전에 모래에 클럽을 댔던 그는 벌타를 받았고, 우승을 놓쳤다.

두 사례의 당사자는 안타깝지만 골프 규칙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복잡하고 의미 없는’ 규칙들이 사라질 수 있을까.

최근 미국골프협회(USGA)가 골프 규칙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논의 중이다. USGA의 골프 규칙 시니어 디렉터인 토마스 파젤은 “골프는 복잡하다.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에 적용돼야 하기 때문이다”며 “골프 규칙이 근대화된다면 골퍼들이 이해하고, 적용하기 쉬워질 것이다. 기본적인 이해가 바탕이 된다면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골프 규칙은 1200여 가지가 있다. 사람들이 1200가지의 질문을 던지지 않고 바로 규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USGA 마이크 데이비스 사무총장도 내년쯤에 새로운 규정을 만나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귀족의 스포츠’인 골프가 좀 더 ‘낮은 곳’으로 내려와 대중 속으로 들어가는 날이 머지않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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