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동 LIVE톡] 손흥민 1경기 2득점, 삼성은 1주일 2득점했다죠

입력 2017-04-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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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4 트레이드 뒷얘기…kt와 삼성의 엇갈린 행보

스포츠동아는 한 주 동안 벌어졌던 야구를 정리하고 숨은 뒷얘기를 전하기 위해 ‘LIVE톡’을 진행합니다. 지금까지의 기사 형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구성입니다. 스포츠동아 야구담당 기자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한 자유로운 발언으로 토해낸 내용을 편집 없이 날 것 그대로 담습니다. 이재국 기자(총괄)가 김영준(롯데 담당), 이경호(두산·NC 담당), 홍재현(LG·삼성 담당), 이명노(KIA·SK 담당), 강산(넥센·한화 담당), 고봉준(kt 담당·두산 2진) 기자를 대화창에 초대했습니다.


● ‘쇼크’ SK와 KIA의 4대4 트레이드


이재국(이하 국) : 개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시즌 초반부터 예상과는 달리 순위가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SK-KIA가 4대4 깜짝 트레이드도 단행하고 얘깃거리가 풍성했던 한 주였습니다. 트레이드 뒷얘기부터 풀어볼까요?


이경호(이하 호) : KIA의 대권 도전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느껴졌습니다. SK 염경엽 단장-KIA 김기태 감독의 친분도 작용을 한 것 같고요.

국 : SK와 KIA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 이명노 기자는 이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나요?ㅎㅎ


이명노(이하 노) : 사실 트레이드 발표 전날 광주에서 염 단장을 김 감독 방 앞에서 만났어요.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ㅋㅋㅋ

국 : 염 단장과 김 감독은 고향 친구 사이로 워낙 친분이 있으니 염 단장이 김 감독 방에 가는 걸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겠죠. 오히려 너무 자연스런 일이라.

호 : KBO는 단일리그지만 이런 과감한 트레이드가 자주 있어야 해요. 저는 수원에 있었는데 kt 김진욱 감독도 “우리도 하자!” 이러면서 감탄하던데요.


강산(이하 산) : 김성근 감독은 소식을 듣고 “쇼크야, 쇼크”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노 : 근데 재밌는 게 KIA 안치홍이 1군에 복귀할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트레이드를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KIA는 노수광이 우익수로 뛰어야만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김주찬 1루수, 서동욱 2루수, 김주형 3루수…. 안치홍과 이범호 부상 여파로 2군에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안치홍 1군에 복귀하는 날 딱 트레이드를 발표했습니다. 서로 배려 잘했어요. 사실 3연전 중에 발표해도 되거든요. 선수들 이동거리도 줄고. 김민식은 결국 지난주 목요일 밤에 광주 KIA 3연전을 마치고 새벽 버스 타고 인천까지 갔다가 다음날 트레이드 발표되면서 다시 광주로 내려왔죠.ㅎㅎ


김영준(이하 준) : 김민식이 인천 갔다가 다시 온 사연이 재미있네요.ㅋ

산 : SK에서 온 선수들은 금요일 한화전에 앞서 오후 4시반쯤에 광주에 도착했거든요. 이동거리 고려해서 김기태 감독이 첫날은 휴식을 줬고요.


홍재현(이하 현) : 저는 노수광 하면 지난해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양석환의 타구를 잡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KIA 팬들은 잊지 못할 것 같은데요.


고봉준(이하 고) : 한 마리 말 같은 선수라는 느낌. 공수주를 모두 갖춘 선수죠. KIA팬들 아쉬움이 큰 듯합니다.

노 : 노수광도 헤어지면서 눈물까지 흘리고…. 김기태 감독한테도 그렇고 KIA 팀이나 팬들한테도 고마움을 많이 느낀 선수에요. 노수광이 KIA 측에 인사를 하고 나서 이홍구 차를 얻어타고 함께 인천으로 올라갔나 봐요. 둘이 나이도 같고 친구거든요. 이홍구가 운전을 하는데 노수광이 “홍구야, 나 피곤해서 좀 잘게”라면서 양해를 구하더니 잘 자더랍니다.ㅎㅎ

SK 이홍구-노수광(오른쪽).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국 : 너무 울어서 진이 다 빠졌나?

고 : 한바탕 울면 졸음이 오죠.ㅎㅎ

산 : 노수광은 KIA 구단 사무실까지 올라가서 다 인사하고 갔다네요. 김기태 감독한테는 큰절 하고 간다는 걸 말리고….

호 : KIA 포수진은 완전 젊고 재능있네요. 한승택에다 김민식까지.

산 : 김민식에게는 SK 힐만 감독이 “최고의 선수가 돼라. 대신 SK전에는 좀 살살하라”고 했다네요.

고 : 좌타 포수라는 점도 매력으로 보입니다.

노 : 김민식은 현재 모든 구단을 통틀어 트레이드로 데려올 수 있는 백업포수 중에 가장 뛰어난 자원이라고 판단했어요. SK에서 기존엔 트레이드 불가자원이었는데, 염 단장이 오면서 기조가 좀 바뀐 모양이에요. 일단 SK는 이현석이라는 상무 입대 포수가 있어서 제대 후에 백업포수는 확보돼 있다고 보는 거 같아요. KIA가 김민식에 매력을 느낀 게 우투좌타에 타격도 작년 후반기에 1군 적응해서 좋은 모습 보여줬고, 포수인데 발도 빨라요. 몸도 날렵하고 민첩성이 좋죠. 수비도 그래서 좋다는 평가구요.

호 : 트레이드로 인생이 바뀌고 KBO 역사가 바뀐 진갑용이 떠오르는 군요.

노 : 김민식은 박경완 코치가 강훈련으로 잘 만든 포수인데. 사실 백용환도 재활중이고 KIA는 포수 자원이 없는 건 아닌데 김민식이면 올해 대권도전하는 데 큰 힘이라고 봤죠.

산 : 한승택 김민식 둘 다 군문제도 해결했고요.

KIA 김민식.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 이제 8경기 삼성 파장 분위기?

국 : 시즌 초반 성적에서 익숙하지 않은 순위표가 눈에 띄죠. kt는 1위를 달리고 있고, 21세기 들어 가장 많이 우승한 삼성이 최하위로 헤매고 있습니다. 우선 삼성부터 얘기해볼까요? 1승7패로 개막 후 너무 힘겨운 행보네요.

호 : 제국의 몰락은 원래 급속도록 이뤄진다는 역사의 교훈을 느낍니다.

국 : 삼성이 지난주에 2점 냈어요. 5경기 중 4경기에서 영패를 당했고. 네티즌 댓글이 눈에 띄더군요. 손흥민이 1경기에서 2득점했는데 삼성은 1주일 내내 2득점했다고.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손흥민이 8일(한국시간) 왓포드전에서 2골을 기록한 사실에 빗댄 얘기인데요. 웃기기도 하지만 슬픈.

노 : 손흥민>>>삼성?ㅎㅎ 지난주 일요일(2일 KIA전) 하루에 16점 내더니, 일주일간 2득점. 처참하네요.

준 : 야구는 이렇게 하면서 팬사인회는 안 하죠? 이건 염치의 문제에요. 프런트 책임이 아주 큽니다. 이제 그냥 뭐도 아닌 팀이 돼버렸어요.

호 : 승짱 은퇴가 곧 암흑기 시작은 아닐지…. 걱정입니다.

삼성 김한수 감독. 스포츠동아DB


국 : 김한수 감독은 현역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였는데, 삼성이 김한수 감독 영입 후 ‘소리 없는 약자’로 전락하는 느낌. 삼성 담당 홍재현 기자는 어떻게 보십니까.

현 : 삼성 선발진은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어요. 재크 페트릭~윤성환~우규민에 기대주였던 최충연이 9일 kt전에서 5이닝 2실점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앞에서 잘 던져도 뒷문에서 못 막으면 진다는 진리를 보여주고 있어요. 또 점수를 내야 이기죠.

노 : 딱히 반등 요소도 안보여요. 지금 라인업에서 김상수, 박한이 말고 복귀선수가 없잖아요.

호 : 박한이도 곧 마흔….

현 : 믿었던 구자욱, 이승엽, 러프가 안 좋아요. 러프는 2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1할대죠. 구자욱 이승엽도 2할대 타율이고. 최형우 떠나면서 어떻게든 중심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쳐야할 타자들이 못 쳐주니 점수를 못 내요.

삼성 러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산 : 토요일(8일) 경기에선 무사 만루에서 공 2개로 공수교대가 되더군요.

국 : 김한수 감독이 타격코치를 하던 시절 삼성은 사상 최초로 2년 연속(2014~2015년) 팀타율 3할을 달성했던 팀인데, 한순간에 타격이 이렇게 무너지나요.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삼점 라이온즈라고 했는데, 이젠 3점이 아니라 1점 내기도 버거운 팀이 되다니.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까요?

노 : 근데 지금 삼성 라인업이 거의 베스트 아닌가요? 김상수가 돌아온다고 해도 배리 본즈도 아니고.

현 : 김상수가 오면 결정적인 내야 실책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국 : kt전에서 윤성환이 1실점으로 막았는데 공격에서 1점도 못 내면서 0-1로 패한 것이 시즌 초반 삼성의 현주소를 압축해준 것 같습니다. 선발 마운드는 그래도 괜찮은 것 같아요. 페트릭이 한 바퀴 돈 다음에도 지금처럼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지 모르지만 예상보다는 잘 던지고 있습니다. 레나도가 돌아오고, 윤성환 우규민이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싸워볼 만은 해요. 역시 불펜과 타선, 수비 등에서 좀 힘겨워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구자욱의 방망이를 살리기 위해 우익수로 돌렸는데, 역시 아직은 수비에서 크고 작은 실수들이 나오고 있고. 그게 방망이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현 : 레나도는 5월은 돼야 합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올 시즌 리빌딩이라고 보고 계속 젊은 선수들 키워야 해요. 성적에 욕심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삼성 레나도. 스포츠동아DB


국 : 아무튼 삼성은 올해 5강 가기 쉽지 않다면 이왕 이렇게 된 거, 정말 김한수 감독을 믿고 미래를 위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기다려주고 리빌딩에 힘을 실어줘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기서 성적도 내보겠다고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나오고 우왕좌왕하다보면 이도 저도 안 되죠. 그래도 젊은 투수 자원들은 꽤 괜찮은 것 같으니 미래를 위해 젊은 투수 육성이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SK KIA처럼 4대4 트레이드라도 하든가ㅎㅎ 삼성으로선 과거와는 달리 더더욱 프런트의 안목이 더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노 : 트레이드카드도 마땅치 않아보여서….

현 : 육성으로 가야죠. 앞으로 이수민 최지광 이런 어린 친구들이 선발 수업 받고 1군에 올라와서 던질 예정입니다. 장지훈 장필준 등도 계속 쓰면서 마운드를 재건할 것으로 보입니다. 장지훈은 아파서 내려갔지만.

준 : 개막 후 이제 8경기 했는데 파장 분위기라니….

삼성 최지광-장지훈-이수민(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kt의 반란은 어디까지

노 : 반대로 kt가 너무 잘하네요. SK를 그렇게 보내버리더니, 삼성까지 바닥으로 몰아넣고…. 스윕을 2번 했는데 상대가 SK랑 삼성이었어요.

국 : kt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어요.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누가 1위로 치고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그것도 7승1패로.

노 : 사실 작년엔 사건사고 탓에 실력발휘할 여건도 못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현 : 그동안 흙을 갈아엎고 비료도 주고 묘목 심고 열심히 물 주고 잘 가꿔서 꽃을 피울 시기가 온 게 아닐까 싶어요.

국 : kt 담당 고봉준 기자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고 : 일단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활기찬 게 단번에 눈에 띕니다.

사진제공|kt wiz


국 : 이기니까 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겠죠. 내가 보기엔 담당 기자가 바뀌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ㅋㅋ 고봉준 기자가 작년에 야구기자 데뷔하자마자 두산 2진을 맡았는데 우승하지 않았습니까. 올해도 kt 맡자마자 잘 나가고 있고.

고 : ㅎㅎㅎ 연승 대부분을 마운드로 이겼다는 게 일단은 긍정적입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문제였던 외국인선수들이 평균은 해주니까 기본 틀은 잡힌 모습입니다. 지난주에도 두산전이 관건이라고 봤는데 이번주 역시 넥센~LG가 시험대네요.

호 : kt는 지난 2년간 가장 공을 들인 게 불펜이고, 포수였죠. 그게 일단 지금 잘 맞아 떨어졌고요. 특히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대한 수혜를 많이 받고 있어요. 그런 유형의 투수가 많은 팀이거든요.

노 : 정대현, 피어밴드 등은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수혜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김진욱 감독이 이해창-장성우를 2대1 비율로 쓰는 건 잘하는 것 같아요.

kt 로치-정대현-피어밴드(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kt wiz


국 : 팀타율은 0.209로 꼴찌입니다. 그런데도 1위라는 건 역시 마운드가 버텨주고, 타선도 제한된 기회에서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뽑는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뜻인데, 좋다고 봐야하할까요? 걱정해야할까요?ㅋㅋ

호 : 이진영이 희생번트 대고 열심히 뛰고. 좋아 보이더군요.

현 : 김진욱 감독이 올 시즌 백업 발굴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더군요. 장성우와 이해창도 그렇지만 박기혁 뒤에 심우준, 외야에는 홍현빈, 오정복도 좋더군요. 생짜였던 선수들이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는 선수층이 두꺼워졌다고 보여집니다.

고 : 주전야구로 가지 않고 플래툰 시스템도 적절히 가동하겠다고 하네요. 타선이 하향곡선인 상태에서 승수를 좀 챙겼으니 큰 걱정은 안하는 눈치입니다.

kt 김진욱 감독. 스포츠동아DB


준 : 저는 아직은 유보적이에요. 이번주 넥센, LG까지 봐야 될 듯요. 잘했지만 SK~두산~삼성, 대진운이 컸다고 봐요.

호 : 김진욱 감독이 지금 경기시간 단축에 완전 꽂혀 있어서ㅎㅎ 공격적인 야구를 하고 있죠.

노 : 모기업 방침에 충실해요. 5G는 kt가 가장 빠르다고.ㅎㅎ

국 : 요즘 감독들 왜 이러나요? 양상문 감독은 LG전자가 만든 휴대전화로 뭘 하지 않나ㅋㅋ

현 : 안 그래도 양상문 감독 미디어데이 때 보여준 깜짝 이벤트 때문에 LG전자에서 난리가 났다고 하네요.

2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가 열렸다. LG트윈스 양상문 감독(가운데)이 개막전 선발 예고를 스마트폰으로 재치있게 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호 : 바람직한 현상이죠. 월급 주는 곳인데.ㅎㅎ

노 : 김기태 감독은 자동차를 타고 그라운드에 들어올 수도 없고, 김경문 감독은 게임을 해야 하나요?

국 : 조원우 감독은 덕아웃에서 빼빼로 먹으면 되겠네ㅋ 아무튼 지난 주말 사직에서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와 LG가 만나 서로 뒤집고 엎고 하면서 재미있는 게임들을 펼쳤습니다. 롯데는 1992년, LG는 1994년이 마지막 우승이었는데, 우승한 지 가장 오래된 두 팀이 선전하면서 초반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것 같네요. 롯데는 올해 그룹창립 50주년이라고 하고, LG는 70주년이라고 하니 더 분발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도 재미있는 야구 기대하면서 라이브톡은 여기서 접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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