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두산의 제1위험요소 양의지의 풀타임

입력 2017-04-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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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주전포수 양의지(왼쪽)의 공백으로 초반 위기를 맞이했다. 김태형 감독은 WBC에 참가한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에 대한 걱정을 표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은 개막 전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소속선수 8명이 참가했지만 단 한번도 볼멘소리를 한 적이 없다. 오히려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단 한명에 대해서만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팀의 안방마님이자 국가대표 주전 포수 양의지(30)다. 김 감독은 2월 양의지를 대표팀 캠프로 보낸 후 “국가를 대표해서 참가하는 대회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난해 발목 등이 좋지 않았는데 잘 관리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야구 현장에는 ‘투수는 왕족, 외야수는 귀족, 내야수는 평민, 포수는 노예’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포수는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포지션이다. 부상 위험도 높다. 그러나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황에 따라 특급 에이스보다 더 높은 경우가 많다. SK 박경완 코치는 SK 전성기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두산은 시즌 초반 국가대표 주전급 포수 양의지 공백의 공포를 적나라하게 경험했다. 그 공백이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하는 두산의 제1위험요소라는 게 확연해졌다.

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양의지는 허벅지 근육통으로 7~9일 넥센과 잠실 3연전에 결장했다. A급 포수의 결장은 마운드 전력부터 영향을 미친다. 3일 동안 두산 마운드는 27이닝에서 33실점(27자책)했다. 방어율은 9.00에 이른다. 리그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더스틴 니퍼트는 7일 4.2이닝 6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투수 부진의 1차 책임은 투수 자신이다. 그러나 이날 두산 박세혁은 니퍼트에게 최근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높은 코스 공을 자주 사인 냈는데, 안타로 계속 연결됐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의 구위 판단 및 배터리 운영결정 등 미세한 부분에서 베테랑 양의지와 백업 포수 박세혁은 차이가 있었다. 양의지는 공격능력 역시 최정상급 포수다. 두산은 3연전 모두 패했다. 타선에서 공백은 계량화하기 힘들지만 분명한 영향이 있었다.

투·타 전력 모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양의지가 올 시즌 얼마만큼 많은 경기를 건강하게 뛸 수 있느냐는 리그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산은 11일부터 KIA와 잠실 3연전을 치른다. 막강한 전력을 구축한 상대이기 때문에 두산 입장에서는 빠른 반등을 위해 양의지의 건강 회복이 급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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