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팬들의 환호…‘기 센 언니’에게 반했어요

입력 2015-10-08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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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제시-걸그룹 마마무-멜로디데이(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닷컴DB

■ 연예계 걸 크러시(Girl’s Crush) 현상


‘진짜사나이’ 전미라·제시 여성 팬덤 형성
걸그룹 마마무·멜로디데이 보이시한 매력
독립적이고 성공한 모습에 대리만족 쾌감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기 센 언니’들이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른바 ‘걸 크러시’(Girl’s Crush) 현상이다. 이는 여자가 여자에게 감탄하고 반하는 감정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요즘 인기 연예콘텐츠를 관통하는 핫 키워드다. 단순히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열광하고 따라하고 싶은 대상인 ‘워너비’로 주목받으면서 강력한 여성 팬덤까지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가요, 예능, 드라마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나도 그녀처럼…”

더 이상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니다. 나보다 잘난 여자에게 괜한 질투심을 느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더 적극적이고 열광적으로 응원한다.

MBC ‘진짜사나이-여군특집3’에서 가수 윤종신 아내이자 테니스 선수 출신인 전미라는 요즘 여성 팬들 사이에서 “우리 언니”로 통한다. 강한 정신력과 사내대장부 못지않은 배포, 여기에 ‘동생’들을 챙기는 모습까지 더해져 그의 팬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래퍼 제시 역시 좌절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전폭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최근 ‘센 언니’라는 제목으로 신곡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성 래퍼들이 랩 배틀을 벌이며 독설을 서슴지 않지만, 오히려 여성 팬들의 환호는 늘어가고 있다. 덕분에 케이블채널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2’ 시청률은 소폭이나마 상승하고, 매회 누가 출연하는지가 화젯거리다.

“그녀는 팔방미녀!”

걸그룹 마마무는 아예 ‘걸 크러시’라는 제목의 곡을 내놓았다. 귀엽고 발랄한 가사가 인상적이지만, 뮤직비디오에서는 남장을 하고 나와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마마무와 같은 걸그룹이 남성 팬들의 호감을 얻는 것을 넘어, 걸 크러시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가요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멜로디데이는 지난해 데뷔 당시 청순한 이미지를 내세웠다가, 지난여름 컴백부터 당차고 개성 강하고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팬층을 확대시켰다. 소녀시대, 에이핑크 등 인기 걸그룹은 대부분 여성팬들이 더 많다. EXID 하니도 털털하고 보이시한 매력으로 사랑받는다.

송지효는 SBS ‘런닝맨’에서 ‘홍일점’이지만, 웬만한 남성보다 힘이나 실력에서 밀리지 않는 당찬 매력으로 여성들에게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독립적이고 성공한 여성들의 모습은 여성들에게 대리만족의 쾌감을 준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7일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할 말 다하고 실력까지 인정받는 대상이, 나와 같은 동성이라는 것에 대리만족을 느끼고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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