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배심원들’ 무식하면 용감? 법알못들이 깬 매너리즘 (리뷰)

입력 2019-05-14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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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무비] ‘배심원들’ 무식하면 용감? 법알못들이 깬 매너리즘 (리뷰)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법을 알지 못하는 ‘법알못’ 보통의 사람들은 “유죄입니까, 아닙니까”라는 물음에 “싫어요”라고 답하며 타성에 젖은 사법부에 한방을 날린다. 영화 ‘배심원들’은 반전을 위한 반전으로 전개되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충분히 감동적이다.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배심원들’의 특장점은 ‘캐스팅’이다. 재판장 문소리와 박형식을 비롯한 8명의 배심원들은 탁구공을 튕기듯 속도감 있게 호흡을 주고받는다. 법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답답함을 배우들의 연기로 해소할 수 있다. 영화 곳곳에 예상하지 못한 카메오가 출연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문소리는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을 이끄는 판사 김준겸 역을 맡았다. 은근한 카리스마로 영화의 중심을 묵직하게 잡아준다.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김준겸이 배심원들로 인해 당황해하는 설정이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문소리가 사법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박형식을 비롯한 8명의 배심원들은 관객들과 시선을 나란히 한다. 박형식은 끈질긴 질문과 문제 제기로 재판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주역인 8번 배심원 권남우 역으로 데뷔 첫 상업영화에 도전했다. 처음엔 권남우의 결정장애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극이 전개될수록 관객은 권남우에게 이입해 ‘나라면 어떤 판단을 내릴까’를 고민하게 된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관객들도 권남우처럼 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의 죄를 심판하는 일이란 쉽지 않을 터.

박형식과 함께 배심원단을 구성한 배우들(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도 빈틈없는 팀플레이를 보여준다. 다양한 직종, 성격을 지닌 캐릭터들이 모두 살아있다. 또 이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각자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제목만 봐서는 내용을 가늠할 수 없고 딱딱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영화는 재미, 감동을 동시에 잡으며 유쾌한 법정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5월 15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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