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18년만에…김민재생애첫‘잭팟’

입력 2009-07-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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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보다건실함36세큰형님팀최하위부진속 ‘쾅’ 
“만루포 없다 놀리던 동료들 봤냐!”

한화 김민재


김민재의 올해 나이는 만으로 서른 여섯.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양준혁(40), 이종범(39)보다 나이는 서너 살 적지만 사실 프로경력은 2년 더 빠르다.

김민재는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이 롯데에서 은퇴하기 1년 전인 1991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입단했다.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아직도 현역에서 잘 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 대견하다. 워낙 나이차가 많이 나서 가깝게 지내지는 못했지만 정말 훈련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화려함보다는 건실함으로 프로에서 18년 동안 그것도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주전급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건 야구역사에 기록될 대기록은 아닐지라도 쉽게 이룰 수 없는 땀의 성과다.

묵묵히 한화 내야를 이끌고 있는 김민재는 시즌 초반 부진했다. 7일까지 타율은 0.186. 규정타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8타석에 18개 안타가 전부다. 국가대표 유격수였지만 팀을 위해 포지션도 2루수로 옮겼다.

그러나 팀이 꼭 필요할 때 18년 동안 단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만루홈런을 대전 하늘에 쏘아 올리며 팀에 소중한 승리를 안겼다.

송진우, 구대성과 함께 한화의 또 다른 상징 정민철이 플레잉코치가 되고 문동환과 최상덕이 웨이버 공시된 8일. 한화 벤치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최하위로 떨어진 순위. 12연패에서 벗어났지만 전날 또다시 히어로즈에 12점을 내주는 대패를 당하며 팀은 어수선했다.

2루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김민재는 3회 2사 만루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김수경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황두성은 130km짜리 슬라이더를 던지며 승부수를 던졌다. 몸 쪽 높은 코스로 날아온 공, 김민재의 배트는 힘차게 돌아갔고 좌익수 방면 비거리 130m 홈런을 기록했다.

앞에서 빛나기 보다는 팀의 베테랑으로 묵묵히 완벽한 수비로 팀의 소금 같은 역할을 자처했지만 이날 만큼은 김민재가 대전의 최고 스타였다.

김민재는 “은퇴하기 전까지 만루홈런은 치지 못할 줄 알았다. 주위에서 만루홈런을 18년 동안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냐고 놀림도 많이 받았다. 생애 첫 만루홈런이라기 보다는 점수를 달아나고 선발 김혁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홈런이어서 더 기쁘다. 팀 분위기가 많이 떨어져있다. 이럴 때일수록 공격도 중요하지만 더 집중력 있는 수비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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