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감춘 이승엽 56호 홈런 조형물

입력 2012-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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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대구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연습경기 이승엽 홈런. 사진제공|MK스포츠

2007년 대구구장 외야 펜스 뒤로 밀면서 사라져

삼성 이승엽(36)은 9년 전인 2003년 10월 2일 대구구장에서 대망의 시즌 56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은 당시 대구구장 외야 펜스 중앙에서 왼쪽으로 살짝 치우친 방향으로 긴 포물선을 그리며 넘어갔다. 홈런볼을 잡은 행운의 주인공은 당시 삼성 구단과 관련된 이벤트 업체의 직원. 그해 가을 이승엽의 56호 홈런볼을 건지려던 팬들로 전국적으로 거세게 일었던 ‘잠자리채 열풍’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8년간의 일본생활을 청산하고 올해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은 15일 대구구장에서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홈런을 날렸다. 물론 타구의 방향은 그 때와는 꽤 달랐다. 그러나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고서 첫 홈런을 이날 대구구장에서 터뜨린 사실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했다.

9년 전처럼 늠름한 모습으로 이승엽은 돌아왔고, 고대하던 첫 홈런도 터뜨렸다. 하지만 이승엽의 역사적인 56호 홈런이 넘어간 당시의 펜스와 이를 기념해 3년 뒤 세워진 조형물은 아쉽게도 존재하지 않는다.

2003년 당시 대구구장의 외야 펜스는 관중석과 약 2m의 간격을 두고 설치돼 있었다. 56호 홈런볼은 외야 관중석과 펜스 사이에 조성된 2m 통로로 빨려 들어갔던 것이다. 잠자리채를 들고 대기하던 팬들이 56호 홈런볼을 낚아챌 수 없었던 이유다. 삼성은 2007시즌을 앞두고 외야 펜스를 뒤로 밀었다. 2m의 통로도 사라졌다. 그리고 이승엽의 56호 홈런볼이 떨어진 위치에 세워졌던 조형물도 새로 설 곳을 잃은 채 역사 속으로 지워졌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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