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나를 키운 건 승리의 절박함”

입력 2012-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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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17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1년을 보내고 온 한화 박찬호는 한국 야구 문화에 대한 적응 기간을 거치고 있다. 그는 “야구장에서 즐거움을 찾고 싶다. 선수 개인의 이기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모여 승리를 이끌어 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박찬호 ‘이기고 싶다’의 중요성


국가대표 선수들 승리의 목표 절실
그 간절한 마음 뭉쳐서 강한 힘 나와
한화 후배들 달라진 모습 희망 봤다


‘이기고 싶다’와 ‘이겨야 한다’의 차이점. 한화 박찬호(39)가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역설했던 내용이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17년, 일본에서 1년을 보내고 올해 한국프로야구에 첫 발을 내디뎠다. 여러 차례 국가대표를 거쳤기에 한국야구를 이미 경험했다고 여겼지만, 한 팀의 구성원으로서 맞이한 새로운 문화는 당연히 낯설고 힘들다. 그래서 그가 “야구장에서 즐거움을 찾고 싶다. 승리에 대한 강요보다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절실하게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모이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다.

박찬호는 ‘이기고 싶다’는 간절함의 좋은 예를 국가대표팀에서 찾았다. “대표팀은 개개인이 승리에 대한 목표가 굉장히 절실하다. 군대 문제도 있거니와 일단 태극마크를 단 채로 지면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일을 했을까 돌이켜 보면, 이기고자 하는 개인들의 간절한 마음이 뭉쳐서 강한 힘이 나왔다는 걸 느꼈다”는 설명이다.

선수들의 능동적인 의지에서 답을 발견했다는 의미다. 그는 “내가 50점짜리 선수인데 다른 사람들이 못해서 1등을 하는 건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 이기고 지는 건 팀이지만 그 안에서도 개인이 또 다른 승자가 될 수 있다”며 “진 게임에서도 그만큼 절실함을 얻고 실수를 배우면서 더 많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의 팀 문화와 환경은 각팀의 간판급 선수들을 모아 놓은 국가대표팀과 분명히 다르다. 박찬호 역시 적응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모자 안쪽에 ‘끊임없이 참고 견디자, 이 놈의 환경’이라는 문구를 적어 화제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스프링캠프 당시 “다른 야구 문화를 경험하고 성인이 된 후 예전에 학교 다닐 때의 문화를 다시 겪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도 사실”이라며 “야구장에서의 하루하루가 나를 위한 투자이고, 그에 대한 설렘과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시즌이 시작되면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게임 안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찾고 싶다”고 했다.

물론 희망도 커졌다. 박찬호는 전지훈련 때 달라진 후배들의 모습을 봤다고 했다. 처음에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어려워하던 후배들이 점점 박찬호의 방문을 두드리고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박찬호는 “어떤 친구는 나에게 오기 전에 세 번을 망설였다더라. ‘이렇게 와서 말을 걸고 먼저 얘기를 꺼낸 것만으로도 너는 답을 가졌다’고 말해줬다”며 “그렇게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나이차와 관계없이 편하게 대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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